![[광화문]삼성 현대차가 한국 떠나는 날](https://thumb.mt.co.kr/06/2009/02/2009022415102437691_1.jpg/dims/optimize/)
"토요타가 일본인만 고집하다가는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무조건 답을 암기하고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인간을 길러내는 일본 교육시스템'으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더이상 공급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1997년 직접 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는 에세이집에서 한국의 교육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책에서 수학공식을 잘 외우는 사람보다 창의적 사고를 하는 인재가 기업에 필요한데 정작 현실의 교육은 영어단어나 수학공식을 잘 외우는 사람을 키우는데 치중한다고 지적했다.
미혼모의 아이로 태어나 고졸 양부모가 대주는 학비가 부담스러워 대학을 자퇴했고 덕분(?)에 듣기 싫은 과목을 듣지 않고 좋아하는 서체과목에 흠뻑 빠져 청강생으로 지냈다고 털어놓는다. 친구 집 마루에서 자면서 콜라병을 팔아 끼니를 때웠지만 훗날 애플의 매킨토시서체는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했다. 4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매출 30조원짜리 회사는 이처럼 한 사람의 주도로 탄생했다.
그의 포기하지 않는 열정 못지않게 그에게 기회를 준 시스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졸 입양아가 허름한 창고에서 창업해 10년 만에 30조원 규모의 회사를 키워낸 것은 한 개인의 성취일 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승리라고 해석하고 싶다. 시험성적을 잣대로 한 줄로 세워 뒷줄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그가 있었을까.
그는 젊은이들에게 "끊임없이 갈구하고 우직함을 잃지 마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충고로 졸업축사를 마무리한다. 그 말엔 "그렇게 했더니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더라"는 의미가 깔려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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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의 아이들에겐 "어리석게 어려운 일에 도전할 생각 말고 취업하기 힘든데 현실적으로 빨리 돈 벌 수 있는 길을 택해라"(Don't be hungry Don't be foolish)라고 많은 어른이 얘기해주고 있다. 이 말은 "끊임없이 갈구하고 우직하게 도전해봤자 받쳐줄 시스템이 없더라"는 말을 하는 셈이다.
그러고 보면 한국만큼 다음 세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나라도 드물다. 그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는 국민연금제도나 글로벌 기업을 떠나게 하는 교육시스템을 방치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