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시대, 투자자 보호 이렇게 바뀐다

머니투데이 이대호 MTN 기자 2009.02.24 12:14
글자크기

[자본시장법 시대 특별기획]<1>투자자 보호 이렇게 바뀐다

< 앵커멘트 >
2월4일부터 자본시장법이 본격 시행됐습니다. 이 법은 펀드 투자자에 대한 보호와 투자자의 책임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습니다. 은행, 증권사들은 불법, 편법 펀드 판매로 인한 손실과 신뢰 실추를 막기 위해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펀드투자자 보호가 자본시장법 아래서 어떨게 달라질 지 이대호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한 투자자가 증권사 객장에서 펀드 가입을 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복잡해진 펀드 가입 절차로 투자자와 직원이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특히 직원은 자본시장법 시행 전에는 묻지도 않았던 것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직원과 펀드 가입자간 대화=홍지원씨, 함재은 하나대투증권 사원>
"고객분은 지금 투자중립형으로 판정받았다."



홍씨는 고객 위험성향 평가에서 3등급인 위험중립형 판정을 받았고, 자신이 원하는 적립식 주식형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투자 확약서에 추가로 서명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증권사에도 자본시장법 이후 복잡해진 펀드판매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정철 하나대투증권 마케팅팀 부부장:
"고객보호를 위한 메뉴얼을 구축해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도입 취지에 맞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펀드가입 절차 정착화에 더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펀드를 1개 가입하는데 최소 30분이상이 걸리다보니 고객들이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펀드를 가입하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녹취>시중은행 직원:
투자성향보다 더 높은 위험 수준의 상품을 가입하려면 팀장 서명을 받아야한다. 까다롭다. 두시간 더 걸릴 수도 있다"/

특히 작년과 같은 고객들과의 분쟁 소지를 사전에 없애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당장은 싫어하지만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한번은 겪어야할 진통이라는 것입니다.



<녹취>하준삼 신한은행 시너지지원본부 차장:
"표준 판매매뉴얼 6단계에 맞춰 전산 프로세스를 준비했다. 영업창구도 투자상품과 일반 창구를 정확하게 분리해 불완전판매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판매상품 리뷰와 소액펀드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회사에게는 영역의 해체를 통한 기회의 확대를 의미하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권리의 보호를 의미합니다. 이는 펀드 판매 단계에서부터 적용되고 있습니다. 규정을 어긴 펀드 판매, 즉 불완전 판매부터 없애자는 취집니다.

(지난해 불완전판매 등으로 이한 분쟁 사례)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집중 판매했던 한 펀드는 80% 넘는 손실이 발생했고 금융감독원이 판매사의 불완전판매를 인정해 투자자들은 손실의 50%를 돌려받기에 이르렀습니다. 환헤지를 단행한 역외 해외펀드의 경우 투자원금을 모두 날리고 추가로 증거금을 납입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은행에 대한 신뢰에 큰 흠이 생겼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지는 강합니다. 하지만 시행초기인 만큼 미비점도 하나 둘 드러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을 너무 획일적으로 평가해 상품선택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겁니다. 판매사들의 업무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이현철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과장:
"자본시장법 시행 뒤 일선 창구에서 어느 정도 혼돈이 있었다. 예전보다 판매에 드는 시간이 늘어나고 일부 불편도 호소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만족도 크지 않습니다. 투자자 보호가 너무 형식적이며, 불편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터뷰>시민 투자자=김신영 / 서울시 사당동(남)
아무래도 기업적인 측면에서는 불만이 많고 클레임이 만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시민 투자자=서보경 / 서대문구 홍은동
그렇게 절차가 복잡하다면 쉽게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요. 없을 것 같은데./



물론 투자자들 스스로도 바뀌어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강창희 미래에셋투자연구소 소장:
많은 투자자분들이 귀찮아 하시는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금융기관에서 물어보는대로 자세히 얘기해주지 않으면 좋은 어드바이스를 받을 수 없거든요. 따라서 그것을 귀찮다고 생각말고 대답을 잘해주는 것도 중요하고, 이 투자라는 것이 원칙이 중요한데, 장기투자, 분산투자 이런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교육을 받는게 필요합니다./

금감위에서는 자본시장법 초기 시행을 점검한 뒤 부족한 사항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인터뷰>이현철 금융위 자산운용과 과장:
"당국에서는 시장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금융투자자들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 필요하다면 앞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3분13초)

증시가 지루한 옆걸음을 지속하는 가운데 펀드 가입 절차까지 까다로워져 최근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정체 상태입니다. 우리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적립식펀드 증가세는 부쩍 완화됐습니다. 그러나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한번은 거쳐야할 과정입니다.

MTN 이대호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