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증시 상황을 비유해 본 것이다. 한마디로 '살얼음판'이다.
얼음이 깨지면서 '발목까지 물에 빠질 뻔한 상황'(지수 1000선 하회)에서 다행히 다른 얼음으로 발을 옮겨 시간을 번 셈이다.
우선 수급은 여전히 불안하다. 전일 증시에서 투자주체들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않았다. 외국인들의 매도 강도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열흘 연속 순매도다. 가장 최근 외국인들이 열흘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우리 증시가 최악의 상황에 빠졌던 지난해 10월이다. 게다가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증시의 하락 가능성을 그만큼 크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던 개인들도 매수폭을 대폭 줄였고 기관은 6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사실 매수 주체가 부각되기 보다는 매도 주체가 관망하면서 증시가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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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증시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개입으로 1500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의 배당금 본국 송금 시기인데다 조선업체들은 수주 취소로 달러를 사들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저점을 갱신해 가고 있는 해외 증시는 더 불안한 요인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12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나스닥은 3개월만에 처음으로 1400선이 붕괴됐다. 유럽 증시도 하락을 지속했다.
현재 우리 증시의 약세가 내부 보다는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증시의 추가 추락은 또 한번 우리 증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박성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선진국 증시가 급락세에서 벗어나며 지난해 10월의 저점을 유지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종목별 대응의 여지는 생길 수 있다"며 "지수의 추세적인 전환보다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위기의 강도와 선진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단기적인 트레이딩 전략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