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에 대한 한·미·EU의 시각차는?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2.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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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아시아 국가입장 대변에 유효' VS 美·佛 '현재 위기 대응엔 너무 큰 규모'

현재 국제금융질서 재편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G20)에 대한 각국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려 주목된다.

이는 미국·유럽연합(EU) 등 기존 국제경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측과 우리나라,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신흥국 간의 헤게모니 싸움의 전초전으로 풀이된다.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09 국제 학술대회'에 참가한 베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 교수는 'G20 국제금융질서 재편과 미국의 시각'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G20은 규모가 너무 커서 비상상황에 대한 긴급대처가 필요할 때 민첩한 대응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G20 회원국 중 태국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대표국을 맡은 것이나, 태국·인도네시아보다 경제규모가 큰 아르헨티나는 회원국에서 제외되는 등 회원국 구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G20 내 4개 위원회가 만들어져 있지만 각 위원회간 상호조율이 제한돼 있어 이런 조직형태는 최적이 아니다"라며 "현재 세계 금융위기 와중에 G20이 유일한 밝은 측면으로 대두하고 있지만 구성원 구성이나 조직운영상 문제, 기존 국제기구간 긴장관계 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수상실 경제분석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앙 드부아시유 역시 'G20 국제금융질서 재편과 EU의 시각'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G7, G8에 이어 G20이 나왔는데 이대로라면 G-X(회원국 수가 임의로 정해질 주요국회의)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국제공조'의 의미를 재정립하기 위해 토론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드부아시유 의장은 "G20이 G7과 G8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G7, G8이 (오늘날 경제위기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높은 책임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국제금융체제 논의에) 신흥국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원국을 모으기 힘들 것이라는 당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G20이 출범한 이래 회원국들의 참여도가 높을 뿐 아니라, G20 국가의 인구를 합치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달해 실질적인 경제대안을 모색하기에 적격이라는 설명이다.

허 차관은 "토론과정의 효율성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G20 런던회의에서 거두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이슈를 다루지 못하더라도 중요한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운 국제금융체제 확립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시아의 신흥국가들의 목소리를 미국·EU 등 기존 주요국가들의 목소리와 조화시켜야 한다"며 "이게 가능해지면 이번 위기는 큰 기회가 되고 새로운 세계 금융질서가 재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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