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정부가 씨티그룹의 지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도드 미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주말 은행들의 국유화를 언급한 데 이어 경제석학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국유화가 시장 안정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은행들은 국유화 논란을 의식해 "정부 지원이 필요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금융주 폭락에 따라 뱅크런마저 우려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은 20일 주가가 2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18년만의 최저가 기록을 깼다. 미 24개 대형은행으로 구성된 KBW은행지수는 올들어서만 51% 하락했다.
◇ '국유화 해야 산다' =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루비니 교수는 23일 WSJ에 기고한 칼럼에서 "일시적으로 은행을 국유화하는 스웨덴식 해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역설적이지만 실용주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은행 국유화는 시장친화적인 정책"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국유화를 통해 은행을 정상화한 뒤 다시 민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유화 기간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루비니 교수에 따르면 정부는 지금까지 7조~9조달러를 금융권에 지원해왔다. 그는 "정부는 이미 금융시스템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있다"며 "국유화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다음 단계를 밟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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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화를 주장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대형은행의 부실화를 꼽았다. 그는 "은행이 망하기에 너무 크긴 하지만 이미 망하고 있다"며 "두개의 부실은행을 하나로 합친다고 강한 은행을 기대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술 취한 사람 둘을 각각 똑바로 서있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유했다.
그는 "큰 은행을 원한다면 자산을 3~4개로 쪼개서 3~4개의 지역 혹은 국영은행에 넣어야 한다"며 "그게 강해지는 방법이고, 국유화는 금융권을 전반적으로 강화시켜 줄 유일한 방법"이라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