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한강 뱃길 이어 경제도약 물꼬 튼다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9.02.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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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SOC, 녹색뉴딜 이끈다2-1]녹색성장의 희망 '경인운하'

#2016년. 중국 상하이에서 5000t급 국제여객선을 타고 7년여 만에 고국을 찾은 교포 이원재(가명ㆍ51세)씨는 경인운하로 입국하면서 놀라움의 연속이다. 경인운하 물길를 따라 다니는 화물선과 요트가 전에 볼수 없었던 이국적인 모습이다. 또 경인운하 주변에 조성된 자전거길도 눈에 띈다.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며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다. 여객선이 경인운하를 지나 한강에 들어서자 이씨는 이곳이 서울인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마곡지구, 상암DMC, 용산국제업무단지 등 새로운 도심지가 눈 앞에 펼쳐져 있다. 게다가 아파트숲으로 둘러싸인 종전의 한강의 모습이 아니다. 초고층빌딩가 어우러진 스카이라인은 서울의 전경을 확 바꿔놓았다. 또 시멘트로 발라져 있던 한강의 제방은 모두 사라져 삭막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서해~한강 뱃길 이어 경제도약 물꼬 튼다


오는 2011년 말이면 서해와 한강을 잇는 경인운하가 완공된다. 용산국제업무단지와 중국 칭다오, 상하이를 연결하는 국제여객선이 취항하는 2016년에는 이원재씨의 경우처럼 새로운 대한민국의 관문을 보게 된다.



◇새로운 명소ㆍ명물된다

정부의 계획대로 2011년에 경인운하가 완공되면 물길이 열리는 인천 청라지구, 김포, 서울 강서, 용산 등 서울과 한강의 풍경은 확 달라진다. 특히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완공되는 2016년부터는 중국에서 서울까지 뱃길이 뚫려 화물선과 여객선 진출입이 빈번해진다. 요트 등 마리나선박이 한강을 출발해 서해까지 쉽게 나갈 수 있게 된다. 새로운 물류중심지와 관광코스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또 주변지역에는 자전거도로, 산책로, 공원 등 친수 공간이 조성된다. 2014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는 경인운하가 개ㆍ폐막식, 수상경기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경기 서해안 일대엔 대중국 경제특구, 김포~개성간 고속도로와 한강하구 남북 공동번영지구 등이 조성돼 남북교류 전진기지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서해~한강 뱃길 이어 경제도약 물꼬 튼다

◇경제성 있다

경인운하를 통해 트럭 250대 수송분량의 컨테이너를 한꺼번에 싣고 운반할 수 있다는게 국토부의 분석이다. 즉, 컨테이너 1TEU당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에 비해 6만원이 절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부고속도로 등 내륙을 이용하는 물동량을 일부 흡수하고 내륙교통난도 완화할 수 있다. 연안화물뿐 아니라 중국.일본 등 연근해 화물도 대상으로 하기로 범위를 넓힌 데 따라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도 선박을 이용해 김포까지 화물 운반이 가능해진다.

국토부는 2030년 기준 경인운하 이용 물동량이 컨테이너 97만TEU, 철강 75만t, 자동차 7만6천대, 해사 913만㎥, 여객 10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지나

경인운하는 이미 조성된 굴포천 방수로 12.7km와 새로 건설할 한강 쪽 3.8km의 수로를 이어 총 18km의 뱃길을 잇는 사업이다. 운하의 폭은 80m로 조성된다.

운하 양 끝단인 서해쪽과 한강쪽에 들어설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은 단순한 화물하역 공간 차원을 넘어 공원시설과 마리나시설까지 조성된다.

인천터미널내에는 108만㎡, 김포터미널내에는 74만6000㎡의 배후단지가 조성돼 화물창고, 분류, 가공, 조립시설, 유통시설 등이 들어선다. 인천터미널에는 갑문이 3개 만들어지고 컨테이너 3선석, 철강 2선석, 해사 5선석, 자동차 1선석, 여객 2선석 등 13선석이 마련된다. 김포터미널에는 갑문 1개와 컨테이너 4선석, 여객 5선석, 해사 5선석 등 14선석이 갖춰진다.

또 인천과 김포터미널을 연결하는 15.6㎞의 제방도로가 건설된다. 경인운하를 횡단하는 교량은 모두 12개이며 이중 7개는 교량 높이를 올려 배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건설된다.

경인운하를 운항하는 선박은 바다와 강을 모두 다닐 수 있는 RS(River & Sea) 4000t급으로 정해졌다. RS 4000t급은 길이가 135m, 넓이는 16m이며 평균 160TEU, 최대 250TEU를 실을 수 있다.

정부는 경인운하 사업비로 2조25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을 주관하는 수자원공사는 토지보상비 3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조달해야 한다. 수자원공사는 향후 운영수입, 배후단지 분양 등으로 비용을 보전할 방침이다.

◇경인운하 녹색성장의 밑거름

경인운하는 원래 1995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시작됐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지연돼 왔다. 2004년 4월 민간기업들과의 계약이 해지돼 중단된 상태에서 정부가 한국형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국책사업으로 바꿔 다시 추진한 것이다.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수해예방은 물론 물류비절감과 교통난 완화 등 녹색성장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굴포천 유역의 홍수 피해는 방수로 사업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경인운하를 만들기로 함에 따라 홍수피해 예방은 물론 화물수송, 여객관광이라는 더 큰 성과물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규 일자리 2만5000개 창출과 3조원규모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이란게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의 전망이다.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은 "경인운하를 둘러싼 논란도 있지만 일자리 창출과 내수 침체의 돌파구를 열 사업임에는 틀림없다"며 "여기에 환경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녹색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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