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사채시장, "기대반 우려반"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2.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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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환율 상승 및 주가 하락으로 회수 총력

-환율 상승 및 주식 하락으로 자금 회수 비상
-감사가 완료되는 내달부터 자금 수요 몰릴 것

명동 사채시장이 분주해졌다.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어선데다 코스피지수는 1000선을 위협 받으면서 자금회수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자금 회수 총력=명동 대부업체의 자금 담당 임원인 A씨는 이달 들어 업무량이 두 배로 늘었다. 사장으로부터 퇴근 시간 이후는 물론 주말에도 자금 회수 업무를 직접 챙기고 회사 재무 상황을 점검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사장도 전주로부터 상당한 자금 회수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회사 직원들 모두가 바짝 긴장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명동 대부업체 직원들이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외환시장 내 변동성이 커지면서 명동에서 대출 받은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증시가 환율 폭풍에 일격을 맞고 휘청대면서 명동 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명동 업자들이 증시가 활황이던 지난해 상반기부터 주식담보대출을 크게 늘려왔다. 지난 20일 코스피시장이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100선을 내주며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코스닥시장도 367.14로 밀리는 등 주식시장이 급속히 냉각되자 명동 내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따라서 명동 업체에선 가용 가능한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향후 주가 추이를 분석하는 한편, 대출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재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여기에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조기 회수까지 실시하면서 업무량은 배가 됐다.

명동 관계자는 "명동에선 환율 상승 추세가 앞으로 계속되고 주가도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피곤한 날들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3월 자금수요 크게 늘 것"=명동은 외부감사 대상 기업들의 감사보고서 보고가 완료되는 2월말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상환이 본격화 돼 자금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판단하고, 자금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상당수 우량기업들도 명동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담보 가치가 하락한 대출 자금을 하루빨리 회수해 우량사들에 대한 대출자금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환율 상승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된 기업들도 명동에서 긴급한 운영자금 등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명동 자금시장은 조만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명동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기존 대출 기업들의 부실화가 예상되는 한편 우량사들의 대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명동은 현재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명동 사채시장,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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