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클린턴, 이대 강연서 '인기 폭발'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9.02.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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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참여' 역설… "북핵 폐기시 관계정상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홍봉진 기자↑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홍봉진 기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 마지막 일정인 이화여대 강연은 그가 한국의 젊은이들로부터 얻는 폭발적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계적인 여성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아내와 엄마로서의 솔직한 심정도 털어놔 강연장에 모여든 젊은 대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수많은 청중들이 그와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기 위해 주변으로 몰려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부분 이대 재학생들인 1000여명의 청중들은 클린턴 장관의 강연 내내 박수와 함성으로 환호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여성 참여로 사회 진전 이뤄야"
클린턴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양성평등과 여권신장을 강조하며 "여성의 완전한 사회참여 없이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고, 여성 없이는 자유시장경제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더 평등하고 번창하는 삶,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권신장의 의지를 갖고 있다"며 "우리와 같은 국가들이 여성의 권리를 위해 일어서야 하고, 이는 진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성 평등에 더욱 진전이 있어야 된다고 말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여성 권리의 신장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기만점' 힐러리 선생님. ⓒ홍봉진 기자↑'인기만점' 힐러리 선생님. ⓒ홍봉진 기자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여성의 사회적 역할, 여성의 리더십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주를 이뤘다. 클린턴 장관은 아내와 엄마의 역할과 함께 변호사, 영부인, 상원의원을 거쳐 국무장관으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많은 조언을 전했다.


또 강연에 앞서 짧게 인사를 나눈 나경원, 이혜훈 조윤선 정미경 한나라당 의원, 김유정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위대한 국가의 미래 대통령으로 탄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의 꿈은 우주비행사"
이날 강연은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길 정도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순서는 마치 TV 토크쇼를 보는 듯 했으며 클린턴 장관도 흥미를 느낀 듯 "할 얘기가 많아 몇 시간이고 함께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사에 관한 질문에도 솔직한 답변 태도를 보인 클린턴 장관은 자신의 어렸을 적 꿈은 우주비행사였다고 말했다. 마침 청중석에 앉아 있던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를 소개하며 "어린 시절 우주비행사가 되려고 했지만 남녀차별 때문에 포기했다"는 경험을 털어놨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학생들이 던진 곤란한 질문에 난감하다는 표정을 유머스럽게 취하고 있다. ⓒ홍봉진 기자↑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학생들이 던진 곤란한 질문에 난감하다는 표정을 유머스럽게 취하고 있다. ⓒ홍봉진 기자
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연애담을 물은 한 학생의 질문에는 "남편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사랑이라는 것은 인생을 더욱 재밌게 만드는 경험"이라고 답했다.

강연을 들은 이 학교 재학생 김성은씨(영문4)는 "심각한 청년실업으로 인해 각박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신념을 강조하는 강연에 많은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올해 이 학교 사회과학부에 입학하게 된 이다희씨도"고위공직자의 꿈을 갖고 있는데 클린턴 장관을 모델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북핵 폐기시 양국 관계 정상화"
클린턴 장관은 이날 강연 일부에서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6자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이야기하는데 의지를 갖고 있고, 이는 진전을 위한 기회"라며 "북한이 완전히,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프로그램을 폐기한다면 미국 정부는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핵프로그램의 완전 폐기시 기존의 한반도 휴전협정을 영구적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에너지 및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해서는 "한미 양국이 경제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것도 안보에 필요하다"며 "한미 양국의 경제 파트너십을 더욱 진전시키고, 전략적이고 포괄적인 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오늘 저탄소 녹색성장과 녹색뉴딜 정책을 이야기했지만 이같은 정책은 지금 해나가야 하고, 경제가 어렵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위한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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