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잘 치기 위해 필요한 세가지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9.02.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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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골프]방향, 속도 그리고 순서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일도 사업도 장사도 '방향'이 중요합니다. 아니다 싶으면 당장 그 자리에 멈춰서야 합니다. 방향이 틀어지면 간 것만큼 손해가 됩니다. 돌아오기 너무 힘이 듭니다.

방향이 옳고 바르다는 전제 하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속도'입니다. 너무 빠르면 무리가 따르고, 놓치는 부분이 생기고, 결국 무리와 간과는 아픔이 되고 상처가 됩니다. 너무 느려도 뒤쳐지고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방향과 속도가 틀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순서'입니다. 일과 관계를 풀어가는 절차이자 과정입니다. 방향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속도가 공감대를 얻었더라도 순서가 꼬이면 아무것도 안됩니다.

합의를 거쳐야 할 일은 합의를,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은 양해를, 허락을 받아야 하는 일은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미미한 절차 하나를 소홀히 해서 결과적으로 일을 그르치고 말았던 경험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허다합니다. 차분히 살피고 보면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이 보이고 하나의 일이 풀어지면 나머지는 절로 풀어지는 법입니다.



골프에 있어 방향은 자신이 서있는 자리와 공이 도달할 목표지점 사이의 관계입니다. 가야만 할 방향은 있는 자리에서의 자세-셋업을 규정하고 셋업은 스윙의 궤도를 결정합니다. 스윙의 궤도가 곧 방향입니다. 골프에 있어 속도는 몸놀림이 정도이면서 채 놀림이고 헤드 스피드나 볼의 스피드, 스핀량을 통해서 결국 '거리'로 결과하겠지요.

방향과 속도만 바르다고 골프가 되지는 않습니다. 골프에 있어서도 순서는 너무도 중요합니다. 골프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관계망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순서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작은 학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누가 먼저 샷을 할 것인가에 대한 꽤 복잡한 룰이 있고 약자를 보호하고 우선시하면서 모두의 안전과 행복을 담보해 내려는 녹녹치 않은 예절이 있습니다.

아무리 멋진 스윙으로 멋진 샷을 날리는 사람일지라도 순서를 지키지 않는 골퍼는 용서가 안됩니다. 단칼에 배제되고 도태됩니다. 그 점에 있어서 골프는 대단히 냉혹합니다. 세상의 관계나 일은 골프보다 훨씬 복잡한데 골프에서 지키는 순서 정도라도 지켜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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