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잡아라" SOC턴키에 잇따라 출사표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02.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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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건설업계 불황넘기

사회간접자본(SOC)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공사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내세운 녹색뉴딜로 공공공사 발주물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벽두부터 1조3500억원 규모의 경인운하 건설사업이 발주된 것을 시작으로 4대강 정비사업, 새만금방수제, 제2경부고속도로 등 초대형 턴키공사가 발주대기중이다.

건설업체들도 주택경기 침체로 외형 축소가 우려됨에 따라 공공공사 수주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캐시카우(Cash Cow)가 종전 주택분양에서 공공공사로 바뀌고 있다.



◇SOC 턴키물량 전년대비 배증
정부는 녹색뉴딜을 통해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턴키공사 발주 물량을 늘리고 있다.

턴키공사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발주기간 단축에는 제격이다.



4월 발주예정인 새만금 방수제 건설공사 15개공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인 4·6·10·12·13·14공구는 계획대로 내년에 최저가 공사로 발주하는 한편 1·2·3·5·7·8·9·11·15공구는 턴키로 전환해 오는 4월 발주한다.

건설업계가 올해 발주예정 턴키물량을 정확하게 추산하지 못하는 이유도 정부가 내년 이후 발주예정 공사를 올해로 앞당기기 위해 턴키로 전환하면서 물량이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신림~봉천터널 도로건설사업 등 2조3737억원에 달하는 턴키공사를 발주하는 등 지자체까지 턴키공사 확대에 가세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올해 토목ㆍ환경 SOC 물량을 18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토목 턴키시장이 지난해 7조3000억원에서 올해 14조6000억원으로 100% 증가했고 환경플랜트는 지난해 2조5000억원에서 올해 3조2000억원으로 28% 늘어났다.

둘을 합하면 17조8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올해 발주예정 공공공사의 45조6000억원의 39%다. 향후 기대하지 않았던 턴키공사 발주가 늘어나면 수주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턴키물량은 전체 발주물량 45조원의 41%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낙찰률 88%로 추정하면 총 수주금액은 18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18조 잡아라" SOC턴키에 잇따라 출사표


◇턴키 수주 확대 지상과제
올해 건설업계는 주택시장의 침체로 외형성장에 발목이 잡힐 것을 우려, 주택사업을 자제하고 공공공사 수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짰다.

현대건설은 기존 기획·건축팀, 영업1팀, 영업2팀 체제에서 기획·건축팀을 영업3팀으로 바꿨다. 본연의 업무인 수주영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GS건설은 기존 수주영업기획팀과 수주영업1팀, 수주영업2팀 등 3개 팀에 수주영업3팀을 신설했다. 영업3팀은 턴키 참여 시 수주가능성을 분석하고 수주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2개 파트이던 업무팀을 3개 파트로 확대하고 3파트에 턴키 수주를 전담시켰으며, 각 본부별 기술영업팀도 확대 보강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인천지하철 건설공사에 출사표를 던졌고 향후 새만금과 적성∼전곡, 신지∼고금 도로건설공사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그동안 꺼렸던 턴키공사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대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턴키공사 수주 확대를 지상명제로 삼고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수주 확률ㆍ낙찰률 높아 선호
건설업체들이 턴키공사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최저가낙찰제 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주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가 공사는 최저가격을 투찰하고 저가심의제 등의 절차를 거쳐 운이 좋아야 수주하는 운찰제 경향이 강해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

반면 턴키공사는 설계수준을 높일수록 기술경쟁에서 앞서 수주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마지막에 가격경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기술점수 차이가 크면 역전될 가능성이 낮다.



또한 턴키공사는 낙찰률도 최저가 공사보다 높다. 통상 최근 최저가 토목공사의 낙찰률이 60% 중반에 탄착군이 형성되는 반면 턴키공사는 탄착군이 80% 후반 대다. 물론 최저가공사는 설계변경을 통해 추가로 예산을 타낼 수 있는 반면 턴키공사는 설계변경이 불가능하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건설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외건설공사, PF개발사업, 주택분양사업 등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운찰제 성격이 강한 최저가보다 기술경쟁이 가능한 턴키시장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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