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김수환 추기경 큰 가르침 남겨"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2.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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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이명박 대통령, 명동성당 빈소 찾아 김수환 추기경 조문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후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명동성당을 찾아 조문했다.

정진석 추기경과 박신언 몬시뇰 (명동성당 주임신부)의 안내로 명동성당 대성전 안으로 입장한 이 대통령은 성당에 안치된 김 추기경 유리관 앞에서 30-40초간 고개 숙여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어 관 오른 쪽으로 돌아 김 추기경 머리 앞에서 다시 20여 초간 조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양 손으로 관 모서리를 잡고 김 추기경 얼굴을 바라보다 다시 왼쪽으로 이동해 김수환 추기경의 오른쪽 얼굴을 바라보면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우리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함께 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이같이 쓴 뒤 영접 나온 정진석 추기경과 환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성탄절 날 뵐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때는 말씀도 나누시고 하셨는데...”라고 아쉬워하자, 정 추기경은 “그 때가 사실상 마지막이셨다. 그 뒤로는 기력이 더 떨어져 옆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힘들어 하셨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날 교회에 갔다 갑자기 뵙고 싶어서 병문안을 가게 되었다”며 “힘드시니 그냥 계시라고 만류하는데도 자꾸 말씀을 하려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김 추기경께서 나라를 위해 큰일을 많이 하셨다”는 정 추기경의 말에 “40년 전 추기경이 되셨을 때만 해도 한국이란 나라가 존재감이 없었을 때인데 한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화답했다.

이어 “어렵고 힘든 때에 국민들에게 사랑하고 나누라는 큰 가르침을 남기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한편 이날 사제관에서 나와 명동성당 입구까지 이동하는 동안 이 대통령을 알아본 조문객들이 악수를 요청하면서 10여 분 이상이 소요됐다. 조문객 통제선을 넘어 악수하려는 인파가 많아 경호실 요원들이 통제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김수환 추기경을 조문하려는 조문객은 명동성당 안뜰부터 시작해 명동성당 입구, 계성여고, 퇴계로까지 이어져 조문까지 3-4시간가량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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