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정말 자신감과 오만은 종이 1장 차이에 불과한 것일까? 만약에 자신감과 오만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오만한 사람을 만날 때와 자신감 있는 사람을 만날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미뤄 짐작해본다면, 2가지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 마음가짐인지 쉽게 인식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자신감은 불완전한 인간 내면에 대한 약함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지만, 발전을 위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다지는 도전 정신이다. 따라서 언제든지 자신의 부족함과 오류를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러한 겸허함으로 주변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긍정적인 자세이다.
지금부터 필자가 말하려고 하는 실제 사례를 주의깊이 읽어본다면, 자신감과 오만 사이에 얼마나 현격한 차이가 있는지, 또 결과에 있어서 얼마나 심각한 차이를 초래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전에 외국계 회사의 한국 지사장(country manager)을 뽑는 일을 의뢰 받은 적이 있다. 필자가 최종적으로 뽑은 후보자들 중에서 능력이면 능력, 실적이면 실적, 학벌이면 학벌, 정말 외적인 조건에서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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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업계에서 이름만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뉴욕에서 건너온 그 외국계 회사의 회장과 있게 될 최종 면접에도 자신만만이었다. 최종 면접이 끝난 후에 본인의 면접 결과에 대해 스스로 매우 만족스러워했고, 따라서 한국 지사장 자리는 자신이 떼어놓은 당상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낙방. 그 후보자와 최종 면접을 한 그 회사 회장이 필자에게 그와의 면접에 대해 이런 촌평을 들려주었다. "그 사람 배경도, 조건도, 능력도 다 좋은데...he is too full of himself" (공자가 논어에서 말한 '과유불급'이 이런 경우가 아닐까?)
이래도 오만과 자신감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쉽게 말하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학교 문을 나선지 얼마 안 되는 사회 초년병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임원급, 심지어 CEO 레벨에서도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는 걸 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깊이 생각을 해보고,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오만과 자신감을 착각하면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