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날아간 대북 삐라, 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2.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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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북자 가족모임이 16일 북한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대북전단 내용.(출처: 납북자 가족모임 홈페이지)↑ 납북자 가족모임이 16일 북한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대북전단 내용.(출처: 납북자 가족모임 홈페이지)


대북단체가 북한으로 보낸 수 만장의 전단지가 역풍을 맞았다. 전단지를 매단 대형 풍선이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남쪽 하늘로 유유히 사라진 것.

납북자 가족모임 등 대북단체가 16일 북한 돈 5000원권 30장과 전단지 2만장을 대형 풍선 2개에 달아 날려 보냈지만, 바람 방향이 맞지 않아 최종 낙하지역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서쪽에서 강하게 불어온 바람으로 인해 동해 혹은 국내에 살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북단체가 띄운 풍선의 최종 낙하지점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바람의 방향 등을 감안하면 남쪽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같은 날씨에 북한쪽으로 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바람이 남쪽을 향해 불어오는데도 불구하고 대북단체는 북한으로 보낼 전단지를 왜 이날 날렸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이날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7번째 생일이었기 때문. 이들 대북단체들은 몇 달 전부터 김정일 위원장 생일에 맞춰 대북 전단지를 보낼 계획이었다.

당초 북한 돈 420장과 전단지 10만장을 보내려고 했지만 바람 방향이 맞지 않아 상징적 의미로 일부만 띄운 것.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대표는 "원래 여러 개의 대형풍선에 10만장의 전단지를 뿌릴 예정이었지만 바람 때문에 일부만 보냈다"며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던 행사로 취소할 순 없었고, 김정일 생일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맞춰 날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행사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를 요구하면 당당하게 수사에 응할 것"이라며 "내 가족을 위해 한 일인데 국가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죄인 취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 대북단체는 북쪽으로 바람이 부는 날 다시 나머지 북한 돈과 전단지를 풍선에 달아 띄울 예정이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대북단체의 전단지 살포와 관련, 북한 화폐를 무단 반입한 것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사항으로 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들 대북단체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북한 돈은 중국 내 여러 관광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국내 반입은 법적으로 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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