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력, 강남 '1등' 서울 '꼴찌'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9.02.16 15:50
글자크기

임실, 초등교 기초학력미달 최저 '눈길'… 교과부 "방과후학교 등 효과"

교육과학기술부가 16일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보면 지역별 학력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 35년 동안 유지돼 온 평준화 정책에 '메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같은 지역 동일한 여건의 학교간에도 학력차이가 큰 점에 주목, 차등 지원 방식을 통해 학교장의 리더십과 교사의 열정을 최대한 끌어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 강남·서초 '톱', 서울은 '꼴찌' = 이번 초·중·고 발표 자료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중학교 3학년 학력수준이다. 초등 6학년 때 비슷비슷했던 성적이 중학교 과정을 거치면서 확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 지역만 살펴보면 강남·서초구 지역 학생들의 성적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학력이상 비율이 국어 77.3%, 사회 69.2%, 수학 73.7%, 과학 67.1%, 영어 84.6% 등으로 5개 과목 모두 11개 지역교육청 중에서 1등이다.



2등은 노원·도봉구 학생들로 국어 63.3%, 사회 57.5% 수학 58.7%, 과학 56.2%, 영어 70.2%를 기록했다. 그러나 강남·서초구 학생들과 비교하면 5개 과목 모두 1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난다.

기초학력미달 비율도 강남·서초 학생들은 3.6~9.0%로 10% 미만을 기록한 반면 노원·도봉구 학생들은 6.4~13.4%로 높게 나타났다.

강동·송파구와 강서·양천구 학생들도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으며 마포·서대문·은평구, 성동·광진구, 종로·중·용산구 학생들은 중위권 그룹을 형성했다.


하위 그룹은 영등포·구로·금천구, 동대문·중랑구, 동작·관악구, 강북·성북구 지역 학생들로 보통학력이상 비율이 40~50%대에 머무른 반면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을 벗어나 전국단위로 살펴보면 서울 지역 학생들의 성적은 '바닥'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7개 광역시 가운데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5개 과목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고 보통학력이상 비율도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에 크게 못미쳤다.

반면 대구 동부·남부, 경북 영주·포항, 울산 강남, 대전 서부, 경기 안양, 강원 춘천·강릉, 전북 전주, 제주 제주시 지역의 학생들도 보통학력이상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성적을 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부 학교에서 백지답안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모집단이 워낙 커 평가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며 "서울 지역의 학생수가 워낙 많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자세한 것은 연구자들의 분석이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교장 리더십, 교사열정 중요"= 이번 평가 결과 같은 지역내 동일한 여건의 학교간에도 학력 차이가 크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강남교육청 관내 학교 가운데 A중학교는 국어, 수학, 영어의 기초미달학생 비율이 각각 0.7%, 0.7%, 0.4%로 미미한 반면 C중학교는 35.4%, 29.5%, 24.8%나 됐다.

강북교육청 관내에서도 D중학교는 국어, 수학, 영어의 기초미달학생 비율이 5.0%, 5.0% 1.7%에 불과했으나 F중학교는 32.9%, 42.5%, 19.2%에 달했다.

부산 지역 또한 A구의 A초등학교는 국어, 수학, 영어의 기초미달학생 비율이 0.8% 0.4%, 0.4%였으나 C초등학교는 각각 8.8%, 8.8%, 5.3%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처럼 같은 지역 내에서도 학교마다 학력차가 심한 이유에 대해 교과부는 교장의 리더십과 교사의 열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북 임실교육청의 경우 교육장과 학교장이 학부모들을 설득, 전 학교가 매일 6시까지 방과후학교와 보육교실을 운영해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전북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낮다"며 "정부는 이런 요소를 보강하는데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