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올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크게 늘리는 인턴채용이 '무늬만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담이 덜한 인턴만 늘리고 정규직 신규 채용은 줄이려는 탓이다.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깎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노조의 거센 반발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인턴, '무늬만' 일자리 나누기](https://thumb.mt.co.kr/06/2009/02/2009021512542067130_1.jpg/dims/optimize/)
하지만 시행 초기부터 '한계'가 드러났다. 실질적인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아 구직자들을 2번 울린다는 얘기다. 인턴 채용 기간은 길어봐야 10개월, 짧게는 6주로 끝난다. 은행권이 긴축경영에 돌입한 탓에 정규직 전환 기회는 '가뭄에 콩나듯' 한다. 인턴제가 활성화되면 실업률은 떨어지겠지만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 자명하다.
◇"고임금 깎아 일자리 나눠야"=이를 감안해 금융공기업이 우선 '총대'를 멨다. '잡셰어링'의 취지에 맞게 임금을 깎아 신규 채용을 확대키로 한 것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신입직원의 임금을 30% 줄이기로 했다. 노조와 합의가 남아 있어 수습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활용해 신규 채용을 종전 30명에서 40명으로 늘려 잡았다. 주택금융공사와 산업은행도 대졸 초임을 25~30% 깎아 채용을 늘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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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류가 은행권 전체로 퍼질지는 미지수다. 임금 삭감안이 노조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무산될 공산이 큰 탓이다. 우선 초임만 깎더라도 결국 기존 직원의 임금에도 손을 댈 수밖에 없다는 게 노조의 예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 때문에 특정 은행이 먼저 임금을 떨어뜨리기란 쉽지 않다"면서 "임금을 깎는 대신 업무시간을 줄인다는 전제를 깔고 은행권 노사가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야 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