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졸초임 4316만원, 美보다 많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반준환 기자, 임동욱 기자 2009.02.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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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홍콩 등 금융선진국보다 더 높아

-고임금 원하는 취업 재수생 양산
-대기업 임금수준도 견인 '부작용'


은행 대졸초임 4316만원, 美보다 많다


국내 대졸 신입 은행원의 연봉이 고액으로 알려진 미국은 물론 아시아 금융허브를 꿈꾸는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외환·SC제일·한국씨티 등 국내 6개 시중은행의 대졸초임(군필 기준)은 평균 4316만45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본급 외에 연말 성과급과 각종 복리후생비가 포함된 수치다.



이를 미국 달러화로 환산하면 3만1121달러(1달러=1387원. 11일 기준)로 일본의 대졸 신입 행원(5만 3795달러)보다 낮을 뿐 미국(2만8000달러) 싱가포르(2만6513달러) 홍콩(3만56달러) 등 보다 높다. 특히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일본도 능가한다. 대졸 초임은 1인당 GDP 대비 159%로, 일본(157%)을 웃돌고 미국(61%) 싱가포르(75%) 홍콩(101%) 등 과의 격차를 벌렸다.

또한 창구직원(텔러)들의 평균연봉은 2113만원으로 주요국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달러 환산시 1만5236달러로 일본(5만3795달러) 미국(2만8000달러)에 비해 낮았다. 홍콩은 1만5480달러로 비슷했고, 싱가포르는 1만4251달러로 떨어졌다. 이들의 1인당 GDP대비 연봉 수준은 78%로 일본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미국(61%) 홍콩(52%) 싱가포르(41%) 등보다 높았다.



대졸 신입 행원의 높은 연봉은 고임금을 겨냥한 취업 재수생을 양산하는 한편 신규 일자리 창출을 억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높은 수준에서 출발한 연봉은 호봉제와 맞물려 경영효율성의 발목을 잡는다는 내부 비판도 나온다.

은행 대졸초임 4316만원, 美보다 많다
실제 은행의 경영효율성은 고임금에도 불구하고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2004년 말 손익계산서 기준 평균 '경비보상비율'은 44.6%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2007년 47.03%, 지난해 47.72%로 높아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지출한 인건비 등 경비가 그 만큼 늘었다는 말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 대졸 초임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 강도도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경기 침체기에 고통분담 차원에서도 노사협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금융 공기업을 중심으로 신입 직원의 보수를 20∼30% 가량 낮춰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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