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토종 '명품 화장품' 육성...비교광고 허용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2.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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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외 명품 화장품을 제칠 수 있는 국산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본격적인 화장품 산업 지원에 나선다.

화장품에 '사용 전후' 등 비교 광고가 허용되고 여드름용 비누 등 일부 의약외품이 화장품으로 전환돼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아진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3일 화장품 산업을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하고 지원 계획을 내놨다. 정부가 화장품 산업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 토종 '명품 화장품' 육성...비교광고 허용


현재 4조5000억원 규모인 생산을 2018년 7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려 세계 10위권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각종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화장품 광고에 '사용 전후' 사진 게재 등 비교 광고가 허용되고 일부 의약외품이 화장품으로 전환돼 의약품 수준의 빡빡한 규제에서 벗어난다.



체취방지제, 여성청결제, 피부연화제(바세린 등), 욕용제(여드름용 비누 등) 등 일부 의약외품이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소비자 선택권이 높아지고, 기업은 의약품 수준의 엄격한 규제가 풀려 다양한 제품을 적시에 개발하기가 쉬워질 전망이다.

화장품 원료에 대한 사전심사제도도 폐지돼 금지된 원료를 제외하고는 제한 없이 화장품 제조를 할 수 있게 된다.

연구개발(R&D)과 수출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이를 위해 우선 글로벌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초연구, 신소재, 제형개발 등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다. 지난해 12억원에 불과했던 지원액이 올해 40억원으로 확대되고, 연차적으로 지원 규모가 늘어날 예정이다.


해외진출 도모를 위해 국제적인 화장품 품질 기준인 ISO(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인증)를 도입한 기업에 약사감시 면제, 인증마크 부착 등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또 해외 시장 진출 시 인허가 획득 등을 지원하기 위해 종합정보지원센터가 설치된다.



정부가 이처럼 화장품 산업 지원에 나선 것은 국내 화장품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방화장품인 '설화수'(아모레퍼시픽)가 단일 브랜드로는 최초로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고, 유명 백화점에서 외국 브랜드가 차지했던 매장에 입점한 것이 한 예다.

복지부는 화장품 산업은 경기 불황기 매출과 수출이 증가하는 일명 '립스틱 효과' 산업으로 국가 이미지와 결합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액당 에너지 소비가 낮고 창출되는 일자리도 제조업의 3배를 넘는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매출이 1000억원 늘어날 때 약 13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박금렬 보건산업정책국 과장은 "화장품은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미흡했지만 자체적으로 고도성장을 해왔다"며 "정부가 향후 수출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경우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관계 부처 협의 후 올 상반기 중 중장기 세부투자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 1분기부터 화장품법 개정 등 관련제도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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