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듣는 사람은 '실망'이 망의 한 종류인줄 안다지요. 고기가 있음직한 곳을 너무도 잘 알고 있고 매일 바다를 상대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너무도 분명합니다. 기대수준을 최소화하고 행복감을 최대화하려는 삶의 지혜인 거죠.
겨우내 연습을 열심히 하고 전지훈련도 다녀오고 게임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스크린 골프도 꾸준히 해온 사람조차도 다가오는 봄의 라운드는 '실망하러 가는 일'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인간이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하고 치밀한 전략을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상황의 변화라는 것은 내 의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겁니다. 적이나 상대가 있는 일이라면 상대는 끊임없이 우리의 의표를 찌르려 노력하고 있을 것이고, 조직 내부의 일이라면 과, 부, 이사회, 경영진, 주주총회 등 각각의 수준과 차원에 따라 그리는 그림의 크기나 각도는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허다합니다.
하물며 천지 자연을 상대하는 일을 함에 있어서야 한갓 미물에 불과한 인간의 준비와 노력이라는 것은 참으로 보잘 것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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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한 만큼, 준비한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한 샷 한 샷을 날리고 준비된 만큼 씩씩하게 밀어붙여야 하지만 내가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조건과 상황의 변화나 자연의 조화에 겸손해지고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 오랜 삶이 준 지혜이자 '겸손의 미학'입니다.
준비된 자에게 봄은 기다림이자 큰 희망입니다. '자! 실망하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