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연기금의 지렛대 플레이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2.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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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이달들어 최대 규모 매수

연기금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면서 급락을 막아냈다.

11일 코스피시장에서 연기금은 이달 들어 최대 규모인 597억원을 순매수하며 미국발 칼바람에 흔들린 장세에 버팀목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장초반 미국의 경기부양안 모멘텀이 퇴색되면서 다우존스지수가 4.6% 급락한 여파에 휘청인 증시에 구원투수로 나서며 급락저지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이날 장초반 외국인 매도가 밀려들며 코스피지수가 3.0% 급락, 1062.57까지 하락해 불안감이 조성됐지만 연기금의 구원등판으로 증시는 1190선까지 오르는 발판이 마련됐다.

연기금은 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 대형주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408억원. 중형주도 157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지만,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를 집중시키면서 지수의 급락을 방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금융업 등 대부분 업종에 걸쳐 매수세를 확산시켰다. 전기전자는 19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고, 운수장비와 금융업도 69억원과 54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연기금의 특징은 지수방어를 위해 '무턱대고' 종목을 사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선 2거래일간 코스피지수가 0.3%와 0.6% 내리며 약보합을 보였지만, 연기금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77억원과 16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6일 코스피지수가 2.8% 오르며 1210.26을 기록, 한달만에 1200선 재회복에 성공했을 때는 683억원을 순매도했다.

시황의 흐름을 감안해 적절한 대응을 하는 셈이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기금의 최근 특징은 1200선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시장에 불안한 기운이 감돌면 해결사로 나서 안전판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과 같이 투신권이 힘을 쓰지 못할 경우에는 많지 않은 자금으로도 증시도 지키고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라는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연기금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1.8% 오르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최근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 가속도가 엿보이는 점을 감안한 플레이도 펼친 것으로도 관측된다.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을 각각 26억원과 20억원 순매수하면서 모멘텀 플레이도 내비친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지수를 높이기 위한 '부양차원'이 아니라, 전후사정을 관찰하고 적은 자금으로 높은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종목과 업종에 투자하는 부분이 관측되는 것이다.

이날 연기금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절대적인 투자가 아니라, 다양한 종목을 바구니에 담아내기 위한 흔적이 엿보인다.

삼성전기 (133,000원 ▲2,300 +1.76%)를 87억원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데 이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48억원)와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36억원)를 바그니에 담았다. 보험사인 동부화재(36억원)와 NHN(33억원), 현대모비스(27억원), 대한항공(24억원), KT(22억원)도 포트폴리오에 끼워넣었다.



조선과 전기전자, 보험, 인터넷, 자동차 부품, 항공, 통신 등 업종 우량주들을 골고루 조금씩 바구니에 옮겨 담은 셈이다.

김준기 SK증권 (531원 ▲2 +0.38%) 투자전략부장은 "연기금은 현재 다양한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는 것 같다"며 "기회만 되면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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