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구제안 역풍'에 다우 7900 아래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2.11 06:58
글자크기

"구체성 결여" 실효성 회의… 금융주 급락

뉴욕증시가 '금융 안정 방안' 발표의 역풍을 맞았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81.99포인트(4.62%) 하락한 7888.88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20일 7552를 기록했던 이후 최저치이고, 하락폭으로는 12월1일 이후 최대이다.

나스닥 지수는 66.83포인트(4.20%) 내려선 1524.73을 기록했다. 연초대비 아직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달 20일 이후 최대였다.



금융주 비중이 높은 S&P500 지수는 42.73포인트(4.91%) 떨어진 817.16으로 장을 마쳐 상대적으로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2일 이후 최저치이다.

개장초 금융구제안 발표를 앞두고 눈치보기 속에 소폭 하락하던 미 증시는 대규모 구제금융안을 발표한 직후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1조달러 규모의 '민관펀드'를 조성, 금융권부실자산을 매입하고 '금융안정신탁'을 설립, 금융기관 건전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원은 구제안 발표 직후 838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구제법안에 구체성이 부족하고, 이미 알려진 내용인데다,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반응이 확산되며 3대 지수 모두 장중 최저점 수준에서 마감했다.

◇ 금융주 '구제안' 직격탄..급락주도


다우지수 30 구성종목이 모두 하락하는 등 업종과 크기를 불문하고 일제히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19% 폭락한 것을 비롯, 씨티 15%, J.P모간 10% 등 대형 은행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리저널 파이낸셜이 30%, 선트러스트 27% 등 재무상태가 취약한 지역 은행들의 하락폭은 더 컸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금융안정방안(Financial Stability Plan)'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자본확충을 위해 최대 1조달러 규모의 '민-관 투자펀드(Public-Private Investment Fund)를 설립한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소비자 및 소기업 대출 프로그램을 1조달러규모까지 확대한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와 함께 연준의 기준 소비자·소기업 대출 프로그램인 TALF를 현재의 2000억달러에서 1조달러까지 확대, AAA 등급의 자동차 학자금 카드 대출 등을 담보로 한 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논란이 일었던 '시가평가 유보'방안은 도입되지 않았다.

한편 상원은 미 재무부가 금융구제 방안을 발표한 직후 표결을 통해 부양법안을 찬성 61대 반대 37로 통과시켰다.

상원을 통과한 경기부양법안에는 2930억달러의 감세안과 5000억달러 이상의 재정지출이 포함됐다.
법안통과를 위한 60석을 확보하기 위해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의 입장을 대폭 반영했다.

하원에서 통과된 817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법안과의 조율을 거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출될 예정이다.

◇ 유가급락..'안전자산'에 돈 몰려

금융구제안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로 국제유가가 5% 이상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01달러(5.1%) 떨어진 37.55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금융구제안과 상원을 통과한 부양법안이 경기를 회복시키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미흡하다는 평가로 수요감소 전망이 확산됐다.

장중 한때 금융구제안과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5.7% 급등하는 등 하루 진폭이 10%를 넘어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은 급등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28센트(0.98%)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875달러로 마감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2.76%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1.33% 하락한 90.24엔을 기록, 엔화의 상대적 강세를 반영했다.

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금선물 가격은 온스당 21.30달러(2.4%) 오른 913.70을 기록, 다시 900달러 이상으로 올라섰다.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6bp(2.1%) 하락(채권가격 상승)한 2.92%를 기록중이다. 구제안 발표 직후 14bp까지 하락폭이 확대돼 지난해 12월1일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2년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이날 12bp 이상 떨어지는 등 국채가격이 일제 강세를 보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