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협력사, "2월 어떻게 버티나"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2009.02.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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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압박' 2, 3차 협력사로 퍼져나가

지난달 29일 어음만기가 돌아온 11월 납품대금분(933억원)에 대한 은행들의 대환대출 등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긴 쌍용차 협력사들이 이젠 2월 들어서도 하루하루 피 말리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쌍용차에 스포일러를 납품하고 있는 A협력사 관계자는 11일 "지난해 11월 납품대금은 그나마 어음이라도 발행돼 은행들이 협조해주면 대환으로 돌리거나 만기를 연장시켜 위기를 넘겼지만, 12월 납품대금은 1월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어음조차 못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월 결제가 안된 대금 때문에 1월 직원들에게 급여도 못줬으며, 2월에도 급여는커녕 우리에게 자재를 납품한 업체들 결제해 주는 것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협력사 관계자는 "어떤 은행은 2월 초까지 시한을 제시하며 그때까지 돈을 가져오지 못하면 채권을 회수하겠다고 해 긴급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았다"며 "긴급자금은 높은 이자에 단기간밖에 쓸 수 없기 때문에 하루빨리 쌍용차 문제가 해결돼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쌍용차는 2월 1주차 생산 차량(1053대)들의 부품 및 원부자재대금(186억1200만원)을 지난달 말 법원의 지출허가를 받아 이달 10일 단위로 결제해 줄 계획이며, 최근 첫 결제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쌍용차협동회 채권단(가칭)측은 "이달 결제가 이루어지는 자금보다 12월과 1월에 묶인 자금 때문에 협력사들이 현재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쌍용차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에 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데 이들 업체 중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될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채권단 관계자는 "10일 1차 협력사인 D기업이 1차 부도가 난 것도 지난달 쌍용차 어음은 가까스로 자금을 조달해 막았지만, D기업이 2, 3차 협력사에 발행해준 어음도 만기가 돌아와 버티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와 현대·기아차에 동시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한 협력사 관계자는 "어제 현대·기아차에선 협력사 상생프로그램관련 대출을 일부 지원하겠다는 공문이 날아왔다"며 "쌍용차 측에게 이런 프로그램은 기대하지도 않지만 노조와 사측은 빨리 협조해 결정을 내려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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