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5개월에 1억 번 여대생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2.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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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집, 검증, 타이밍 '3박자' 투자 적중

-이번이 몇번째 모의투자대회 도전입니까
△처음입니다. 주식투자도 모의대회지만 실제로는 처음 해본 겁니다.

-처음인데 5주간 투자수익률이 123%, 원금 2배 이상 올린겁니까?
△얼떨떨하긴 해요.

-그래도 나름 투자원칙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신문이나 인터넷 경제뉴스, 각종 주식동아리 등에서 정보를 얻고 '그린'이라는 글로벌 정책테마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정보는 인터넷 동호회 등에서 최대한 다양하게 얻으려고 노력했고, 점찍은 종목의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주가의 가치 등을 나름대로는 다각도로 검토했어요. 얻은 정보에 비해 가치가 싸다는 판단이 서면 확신을 가지고 몇몇 종목은 장기투자했고, 나머지는 그린테마에 맞는 종목을 골라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위주의 단기매매에 주력했습니다.



-어떤 종목을 주로 투자하셨나요
△에피밸리라는 LED제조회사를 사이버머니 5000만원 가운데 2200만원을 투자한 뒤 가장 오랫동안 보유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우증권과 두산중공업을 사이버머니 1000만원씩을 넣어 장기보유했어요. 나머지 금액으로는 시황에 따라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단기매매 했습니다. 2배 이상 수익을 거둔 배경에는 장기보유한 3종목이 주효했던 것 같아요.

현대증권 (7,370원 ▲10 +0.1%)이 지난해 12월부터 1월초까지 5주간 실시한 여대생 모의투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김희정씨(24ㆍ대구대 패션디자인과)의 답변이다.



김씨는 그동안 주식투자에 관심은 많았지만, 자금사정도 있고해서 선뜻 실전에 뛰어들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러다 사이버머니가 5000만원 주어지는 이번 현대증권 주최 대회에 참가해 고수익을 냈다.

김씨가 거둔 수익은 123.0%. 같은 기간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던 코스피지수가 7.3%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130.3%의 초과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금액으로는 5000만원의 사이버머니가 1억1150만원이 되면서 배 이상 수익을 올린 것이다.


주식투자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학생이었지만, 투자에 대한 원칙은 확고했다.

가급적 많은 정보를 신문과 인터넷 등 각종 매체, 주식투자중인 지인을 통해 확보한 뒤 나름의 잣대에 맞게 선별했다. 이후 실제 자신이 투자하기 위한 종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확신을 통해 투자에 나섰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단순히 정보에 휘둘린 추격매수가 아닌 정부습득 이후 검증과정을 거친 이후에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에피밸리 (0원 %)는 한국과 미국의 '그린성장' 테마를 타고 지난해 12월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지난 1월초 고점을 찍은 뒤 현재 12월말 수준으로 주가는 회귀했다.

지난해 12월초 1300원대이던 주가는 지난 1월9일 4050원까지 오르며 3배 이상 치솟았다. 김씨는 원금의 3배 이상 주가가 오르면서 두려움이 생겨 팔아치웠다고 했다.

김씨가 차선으로 택한 대우증권 (7,320원 ▲210 +2.95%)두산중공업 (20,100원 ▲210 +1.06%)도 대회기간인 지난해 12월부터 1월초까지 37.7%와 17.3% 상승했다. 김씨가 이들 종목을 차선으로 선택한 뒤 대회 종료 무렵까지 장기보유한 이유는 정책수혜에 따른 증시 상승과 중국의 경기부양 등에 기대를 걸었다고 했다.

역시 급등세를 보이면서 생각했던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자 차익을 실현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이 소식은 접한 지인은 "이들 종목을 1년 가까이 들고 있었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라며 한탄했다.

같은 종목이라도 한 투자자는 시기와 글로벌경제의 방향과 화두 등을 파악한 뒤 발빠르게 움직였고, 다른 투자자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다.

10일 코스피시장은 1200선 안착에 실패한 뒤 사흘만에 다시 1190선대로 밀렸다. 증시 관계자들은 올들어 지속되고 있는 박스권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음을 조언하고 있다.

종목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표가 제시도 제각각이다. 같은 종목을 두고 어느 증권사는 목표가를 높이기도 하고, 다른 증권사는 하향조정하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1위를 차지한 여대생은 운이 따랐다고도 할 수 있지만 주식투자의 급소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주식투자는 정보수집과 이에 대한 확신, 타이밍싸움이라는 원칙을 적절히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매니저는 "종목에 대한 정보와 확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가격이기 때문에 테마를 등에 업고 있지만 탄탄한 재무능력과 성장성 높은 싼 가치주를 개발하면 아직도 기회는 많다"고 귀띔했다.

현대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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