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남 더 힐'(이하 더 힐) 모델하우스. 원래 복합문화공간(Kring)으로 쓰이던 공간을 특별히 개조한 이 모델하우스는 '29억원짜리 최고급 임대' 컨셉트에 맞게 럭셔리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럼에도 분양 담당자들에게 초조한 기색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차피 '더 힐'은 대중이 아닌 한정된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라는 이유에서다. 이날은 일반에게 공개한 첫날이지만, 이른바 'VIP'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알음알음으로 방문을 해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더 힐'은 고가의 임대료 논란이 있을 정도로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임대보증금은 14억840만~25억2070만원으로 3.3㎡당 평균 2350만원에 달한다. 월 임대료도 239만7000원~429만1000원이다. 관리비는 별도다.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 332㎡의 경우 전세가격으로 환산하면 29억4970만원에 달한다. 웬만한 중산층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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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5년을 임대로 써보고 분양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며 "입주(2011년 말 예정)후 2년 반의 의무 사용기간만 지나도 분양 전환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건설은 '한남 더 힐'이라는 브랜드를 이번 사업에만 적용할 방침이다. 그만큼 금호를 대표하는 사업장으로 각인시키겠다는 의지와 함께 자신감도 묻어있다.
일단 더 힐은 한남동이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주상복합과 빌라, 단독주택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즉 고급 편의시설을 모두 갖추되, 쾌적한 녹지 공간을 최대화해 단지 내에서 모든 여가 생활이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단지 내에는 실내스크린 골프장, 요가와 에어로빅 등이 가능한 스튜디오, 수영장 등 운동 시설이 들어서며 예약제 스파에는 간호사가 상주한다. 단지 전체가 공원으로 느껴질 만큼 자작나무 가든, 암석가든 등 조경시설 테마만 30개가 넘는다. 남산 자락에 위치해 쾌적함을 더해준다.
내부 마감재도 최고급이다. 모델하우스에는 284㎡와 246㎡ 등 두 개의 평면설계를 꾸몄다. 방문객들의 평이 좋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상아색과 떡갈나무색이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246㎡의 경우 주방 끝에서 거실 끝까지 길이가 13m로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더 힐은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없이 청약이 가능하고 주택 소유자가 아닌만큼 취·등록세나 종합부동산세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비싼 임대료와 더불어 학군이 강남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점과 인근 건물에 가려 한강 조망권이 보장되지 않는 점 등이 '옥에 티'로 거론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각각 선정한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분양전환가가 산정되기 때문에 5년 후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도 부담으로 작용된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섣불리 청약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시장이 매우 침체된 상황에서 임대료가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이 아파트는 어차피 특수 수요층을 위한 것"이라며 "자금력이 풍부한 수요층이 얼마나 움직이느냐에 따라 청약 결과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