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김 의원이 당청회동 직후 "앞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한 데 대해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당 중진으로서 개인 입장을 말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친박계 모임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가) 처음 말한 것처럼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처럼 조용히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3월 복귀를 앞두고 '지분' 확보에 나선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는 달리 그동안 꾸준히 입지를 확대, 강화해 온 만큼 계파 수장이 아닌 차기 대권주자로 이미지 차별화에 나선다는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만류 의견에도 김 의원은 2월 임시국회 뒤 그동안 소규모 공부모임 형태로 흩어졌던 친박 모임을 하나로 규합하는 작업은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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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내부에는 계파 모임까지는 아니더라도 당 잔류파 중심의 '선진사회연구포럼'과 복당파 중심의 '여의도포럼' 등을 일원화하는 등 향후 정치일정을 고려한 사전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의 계파 모임 추진 움직임에 이례적으로 직접 제동을 건 것을 두고 친박계 내부 역학구도에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자신의 의중과 다소 거리를 보이는 김 의원을 멀리하고 다른 친박 중진들의 역할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원론적인 수준에서 입장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김 의원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