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빨강은 행복, 빨강넥타이 맸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9.0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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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티스트의 본능을 숨길 수 없었던 탓일까. ‘아직도 문학청년의 꿈을 꾼다’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퇴임을 앞두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던 지난 6일. 강 장관은 파란색 셔츠 위에 맨 진붉은색의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특유의 문학적 표현은 여전했다. 강 장관은 “설렘으로 와서 재정부 직원들과 불같이 일했다”고 운을 뗀 뒤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시를 인용해 “‘지나간 것은 그리우나 새로운 내일을 위해 가는 것’이라는 말도 있듯 아쉬워 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자신의 넥타이 얘기를 시작했다. “(넥타이를) 아침에 직접 골랐는데 동양에서 빨강은 행복을 뜻한다”고 했다. “녹색뉴딜을 발표할 때는 그린(녹색) 넥타이를 맸고 1월1일에는 골드(금색) 넥타이를 맸는데 골드가 경제와 돈을 뜻해서 그랬다”고도 했다.

강 장관은 ‘남자여 넥타이에 투자하라’는 책을 본 뒤 넥타이는 스스로 고르고 있다고 했다. “여자는 옷, 디자인, 색깔 등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은데 남자는 넥타이 뿐”이라며 “요즘도 공항에 들렀을 때 시간이 나면 넥타이를 본다”고도 했다.



강 장관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으로 옮기면 “문화적인 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고 했다. "상품의 경쟁력이란 게 기술도 중요하지만 디자인 등도 제대로 돼야 경쟁력을 갖는다"는 의미였다.

강 장관은 “프랑스에선 넥타이가 100불이 넘어도 사람들이 돈을 내고 사고 일본 음식은 세계적인 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며 “일본은 ‘가장 일본적인 것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한미정상회담 때 나온 이야기를 소개한다"며 “지금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나면 한국의 위상이 바뀔 것이고, 위기 지나면 한국의 위상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때 ‘로맨틱 강’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색깔의 넥타이를 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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