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트리플 루프!" 김연아 200점 무산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2.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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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아 ⓒ임성균 기자↑ 김연아 ⓒ임성균 기자


문제는 트리플 루프였다.

김연아는 총점 189.07점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트리플 루프를 성공시키지 못해 200점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김연아는 7일 오후 1시(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사다 마오(19·일본)와 조애니 로셰트(23·캐나다)에게 뒤진 116.83점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 3위. 지난 5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 점수 72.24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기량을 뽐낸 김연아 입장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점수다.

이유는 트리플 루프를 시도하다 마지막에 불안정한 착지로 넘어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트리플 루프는 두 다리를 교차한 상태에서 오른쪽 스케이트 바깥쪽 날로 도약하는 기술로 기본 점수 5.0의 배점을 가지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10월 ISU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프로그램에 트리플 루프를 넣었지만 실패하면서 이후로는 더블 악셀로 대체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루프 점프를 완성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치며 승부수를 띄웠다. 트리플 루프가 더블 악셀(3.5점)보다 1.5점이나 더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다 올 시즌 부상 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경기를 앞두고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 훈련에서 100%의 성공률을 보이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긴장과 부담감, 좁은 경기장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 팬은 "괜히 1.5점 더 얻으려다 5점 이상 날릴 이유가 없어 보인다. 김연아는 루프에서 넘어진 이후에 많이 흔들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팬은 "김연아는 쇼트 경기를 잘하면 프리에서 망치는 경향이 있다. 주니어 때나 나오는 점수가 나오다니 황당하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실수 후에도 이내 안정을 찾고 찬찬히 모든 점프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스파이럴에서 속도감이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지만 애절한 표현 연기로 좌중을 압도했다.

얼음 위에 엉덩방아를 찧은 후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였던 김연아는 경기 마지막 스핀 후 혀를 살짝 내밀어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한편 지난 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66.90으로 김연아의 뒤를 이었던 조애니 로셰트(23·캐나다)는 안정적인 연기로 프리스케이팅에서 117점을 받아 총점 183.90로 2위를 유지했다.

하차투리안의 가면무도회에 맞춰 경기를 선보인 아사다 마오(19·일본)는 트리플 악셀을 대신해 더블 악셀을 선보였지만 화려한 연기로 만회했다. 가산점을 얻지 못했지만 특별한 감점도 받지 않아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수 118.66, 총점 176.52로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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