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형주, 실적·주가 "따로노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9.02.06 16:47
글자크기

태웅 등 시총상위株 호실적에도 재료·수급에 주가 '좌우'

코스닥시장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실적과 주가가 따로 움직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현재까지 성적표를 공개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놓고 있는 데다 실적 전망이 주가에 선반영돼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보단 '재료'와 '수급'에 좌우되는 코스닥 장세의 최근 특징을 또 다른 배경으로 꼽았다.

◇실적·주가 '엇박자'= SK브로드밴드 (4,015원 ▼100 -2.4%)는 6일 공시를 통해 지난 해 적자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0.4% 줄어든 1조8614억원,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227억원, 98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해 4/4분기 영업손실이 436억원에 달했지만 이날 SK브로드밴드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0원(0.85%) 오른 5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반도체 (8,850원 ▲300 +3.51%)도 이날 4분기 영업손실이 174억원에 달했다고 공시했으나 주가는 되레 1300원(8.31%) 급등한 1만6950원에 마감했다. LG마이크론 (0원 %) 역시 4분기 실적부진에도 이날 주가가 3.31% 올랐다.

실적과 주가가 '따로놀기'는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쥔 종목들도 마찬가지다. 태웅 (14,830원 ▼210 -1.40%)은 전날 지난 해 4분기 3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셀트리온 (192,700원 ▲1,700 +0.89%)도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0.5% 급증한 307억7200만원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이틀 연속 2% 이상씩 내렸다.



◇'따로국밥' 이유는= 코스닥 대형주들의 주가가 실적 결과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첫 번째 이유로 '깜짝실적'이 눈에 띄지 않는 데다 실적 예상치가 주가에 미리 반영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컨센서스와 다른 실적이 나올 때 주가가 반응하는데 지금까지 나온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은 대개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시장의 예측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개별종목의 이슈나 정책 테마 등 '재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과 수급 여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가와 실적 사이의 상관관계를 떨어뜨리는 배경이다.


박시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서울반도체의 경우 실적부진이란 악재보다는 일본 니치아와의 특허 분쟁 종결이란 호재성 이슈가 더 컸다"며 "기관이 최근 집중 순매수하면서 수급 여건도 매우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