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투자자가 전혀 손절매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팔아버리자고 마음속으로는 골백번 다짐했다. 실제로 매도주문을 낸 적도 있다. 하지만 매몰차게 손절매를 하지 못했다. 왜? 아까웠기 때문이다. 마음속 한구석에 "조금만 기다리면 곧 반등할거야. 일단 기다려보자"라는 희망과 기대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차마 손해를 보면서도 주식을 팔아치울 수 없었다.
또 다른 예를 생각해보자. 직장의 상사가 당신에게 이렇게 물어왔다. 귀찮고 또 즐겁지도 않은 일을 업무상 반드시 해야 하는데, 그것을 앞으로 한달 후인 3월1일에 7시간 할 것인지 아니면 4월1일에 8시간 할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것 역시 우리가 왜 쉽게 손절매를 단행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누구나 손해를 보고 싶지 않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주가가 하락하고,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하락하는 주식을 당장이라도 팔아서 손해를 확정하고 싶다.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귀찮고 즐겁지 않은 일을 지금 당장 해치우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결국 일단 뒤로 미루고 본다. 자칫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심리에서 해방돼야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러기에 투자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투자자가 사람들의 보편적인 심리상태를 알고 있다면 그만큼 자신의 잘못을 알아채기 쉽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빨리 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