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과천 전격방문 '수출비상 점검'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2.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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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 청사에서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 주재

이명박 대통령은 4일 과천 정부청사를 전격 방문해 지식경제부에서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지난달 8일 이후 매주 목요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었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외부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지경부 회의실에서 금융위원회로부터 '워크아웃 건설사, 조선사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보고받고 최근 국내외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에 대한 금융지원과 선수환급보증(RG) 보험 문제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조선사 대책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이 금융위 보고가 주요 의제인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굳이 지경부 청사에서 개최한 것은 올 들어 급감하고 있는 수출 현황을 현장에서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월 수출은 216억928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8% 감소했다. 정부가 월별 수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7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의 위기로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로 안정을 찾던 환율까지 흔들리는 등 경제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G20 국가 중 가장 낮은 마이너스(-) 4%로 제시하는 등 경제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이 같은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정부가 비상한 각오로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비상경제정부 체제 운영과 관련, "말만 비상경제 정부여서는 안 된다"며 "국정 의사결정 방식을 비상경제정부 상황에 맞게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와 관련한 사안은 신속하게 결정하고, 회의를 통해 효율적으로 점검하는 식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신속한 대처를 독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필요할 경우 수시로 개최한다는 방침에 따라 오늘 당초 예정에 없던 회의가 지식경제부에서 열렸다"며 "매주 목요일 개최되는 정례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내일 오전 청와대 지하별관에서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 비상경제대책 회의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 정부 고위인사들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윤진식 경제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 청와대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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