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車판매 27년래 최악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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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세 진정" 분석도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근 27년만의 최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는 타이틀마저 중국에 넘겨줄 상황이 됐다.

◇ GM 등 판매 반토막, 연율 기준 1982년래 최악



미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달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48.9% 줄어든 12만8198대를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차종별로는 승용차 판매가 57.9% 줄어든 4만943대, 경트럭이 42.5% 감소한 8만4255대에 머물러 승용차 판매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특히 여행 레저 수요가 감소하면서 렌터카 업체들에 대한 대량 판매가 80% 가량 줄어든 점이 가장 큰 타격이 됐다.



GM은 이와 함께 1분기 북미지역 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57% 줄어든 38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 한달전 설정했던 42만대 목표치를 또다시 하향했다.

미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내 자동차판매가 연율 기준 1050만대에 그쳐 1982년 이후 최저수준에 머문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인구가 지금의 7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제 판매 부진의 심각성은 더하다.

GM은 미 자동차 업계의 올해 판매량이 980만대에 그쳐, 올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 규모가 중국에 뒤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2위 자동차 업체인 포드 역시 지난달 판매가 9만3506대(볼보 부문 포함)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40.2% 줄었다고 밝혔다. 승용차가 35.1%, 트럭이 40.5%씩 각각 줄었다.

3위업체 크라이슬러 역시 판매가 6만2157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4.8% 급락했다.

상대적으로 선전해왔던 토요타 역시 11만7287대를 팔아 31.7% 감소율을 보였다. 승용차판매는 28.9%, 경트럭은 37.6% 뒷걸음쳤다. 닛산 역시 30% 가까이 하락했다.
포르셰 36%, 다임러 35.5% 등 국적을 불문하고 일제히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 현대 기아차, 유일하게 판매 증가

유일하게 현대차와 기아차 만이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현대차 (283,000원 ▲2,000 +0.71%) 미 판매법인(HMA)의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4.3% 늘어난 2만4512대를 기록했다.
주력차종인 쏘나타가 8508대 판매를 기록, 85.5%나 판매가 늘었다.
유가 급등으로 소형차 구매가 늘면서 엑센트 역시 21% 증가한 3560대를 팔았다.
SUV 시장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산타페도 35.2% 판매가 늘었다.

지난달초 '200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제네시스는 1056대를 판매, 지난해 8월 판매 개시후 6개월 연속 1000대 이상 판매실적을 이어갔다.

기아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3.5% 늘어난 2만2096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렌토 판매가 198.5% 증가, 실적 호전을 이끌었다.

◇ "판매 급락세 진정...긍정적"

S&P는 미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 구제자금을 받지 않은 포드 역시 조만간 직접 자금을 수혈받아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판매 감소 속도는 어느정도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밀러 타박의 애널리스트 토니 크레센지는 1월 판매 실적이 연율기준으로 환산하면 1020만대에 해당, 하락세가 진정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율기준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1060만대, 11월 1020만대, 12월에는 1030만대를 기록했다고 크레센지는 분석했다.

액션 이코노미스트 역시 보고서에서 "지난해 '자유낙하'했던 판매가 안정되고 있는 모습은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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