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판매 깜짝 성장, 제2 도약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2.0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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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업계 유일 판매증가… 공격마케팅 효과 분석

'위기는 기회'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지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에게 이같은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 미국 시장서 유일하게 1월 판매 증가

현대차 (281,000원 ▲3,500 +1.26%) 미 판매법인(HMA)의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4.3% 늘어난 2만4512대를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1월 판매 실적을 발표한 미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들 가운데 판매 실적이 증가한 곳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 ↑ 2009 미 슈퍼볼 경기 도중 방영된 현대자동차의 TV광고 화면.<br>
↑ ↑ 2009 미 슈퍼볼 경기 도중 방영된 현대자동차의 TV광고 화면.


미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달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48.9% 줄어든 12만8198대에 머물렀다. 미국 2위 자동차 업체인 포드 역시 지난달 판매가 9만3506대(볼보 부문 포함)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40.2% 줄었다.
도요타는 11만7287대를 팔아 31.7% 감소율을 보였다.
마켓워치는 이날 "현대차의 판매가 증가, 업계의 전반적인 추세를 뒤엎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차종별로 고른 판매 신장을 보였다.
주력차종인 쏘나타가 8508대 판매를 기록, 85.5%나 판매가 늘었다.
유가 급등으로 소형차 구매가 늘면서 엑센트 역시 21% 증가한 3560대를 팔았다.
SUV 시장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산타페도 35.2% 판매가 늘었다.



지난달 초 '200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제네시스는 1056대를 판매, 지난해 8월 판매 개시후 6개월 연속 1000대 이상 판매실적을 이어갔다.

미국시장에서 '타깃 고객'층이 다소 불확실한 엘란트라 판매가 41.3% 감소했지만 전반적으로 특정 제품에 치우치지 않은 고른 신장세를 보였다.

한편 기아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3.5% 늘어난 2만2096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렌토 판매가 198.5% 증가, 실적 호전을 이끌었다.


◇ 어슈어런스+'올해의 차'효과 중첩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판매가 이처럼 예상을 뒤엎고 급증한 것은
직접적으로는 공격적인 마케팅의 성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금융위기로 인한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및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침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특히 고객이 실직할 경우 자동차를 되사주는 '현대 어슈어런스(Hyundai Assurance:현대 보장프로그램)'이 판매 증대의 1등 공신이라는게 자체 분석이다.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자동차 대출이나 리스를 통해 자동차를 산 뒤에 1년 안에 실직 당했거나 건강상의 문제로 자동차를 유지하기 힘들게 된 고객들로부터 자동차를 되사주는 제도. 미 자동차 업계 최초로 실시한 이 제도가 경기침체기의 마케팅 전략으로 '약효'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비드 주코스키 현대자동차 미주판매법인(HMA) 판매담당 부사장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요즘과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네시스가 지난달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09,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점도 현대자동차 브랜드 전체에 '후광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자동차'라는 점이 미 언론을 통해 부각되면서 전 차종으로 고르게 수혜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 속단 일러..품질 바탕 공격마케팅 지속

1개월만의 실적으로는 현대차의 '도약'을 속단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지난달 판매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48% 급감한데서 보듯 미 자동차시장의 급격한 위축 여파를 현대차만이 비켜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1월 판매 급증이 최대 5000달러에 달하는 대대적인 할인 판매 등 '출혈매출'에 따른 단기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정부 구제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미 자동차 업체들의 상대적인 부진 여파로 지난해 현대차의 미국내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3%를 넘어서는 등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과거 가격 경쟁력과 '10만마일 보장 프로그램'을 무기로, 1차 도약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는 '올해 북미의 차'선정에서 보듯 높아진 품질 인지도를 바탕으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라는 '경기침체형 마케팅' 전략을 추가, 2단계 도약을 이룬다는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 1일 미식축구 슈퍼볼에 5개의 광고를 집행한데 이어 오는 22일 아카데미 시상식 등 미국 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초대형 이벤트에 연이어 광고를 집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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