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재평가株, 주가도 재평가받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9.02.0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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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재평가로 자본조달 용이..."기업가치 변화없어 상승 한계"

상장회사들의 자산 재평가가 봇물을 이루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재무제표가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자산 재평가가 기업가치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 만큼 주가 상승 추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7~8곳의 중ㆍ소형 상장사가 자산재평가를 결정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성홀딩스 (1,641원 ▼3 -0.18%)는 이날 보유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통해 202억원의 자산이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자산재평가 기대감에 이날 신성홀딩스 주가는 1.33% 올랐다.



이에 앞서 이구산업 (4,300원 ▲125 +2.99%)도 지난달 29일 장부가액 171억원인 토지를 재평가한 결과 예상평가액이 692억원으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이구산업의 주가는 공시 후 이틀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한진 (19,450원 ▲50 +0.26%)도 지난달 21일 자산재평가로 인해 1550억원의 평가차액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고 보루네오 (49원 ▲2 +4.3%) 대호에이엘 (1,142원 ▲22 +1.96%) 남선알미늄 (1,356원 ▲19 +1.42%) 등도 자산재평가를 결정했다.

상장사들이 이처럼 자산재평가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재무제표 건실화와 함께 신용평가등급 상향과 보다 용이한 자본조달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취득 당시보다 시가가 오른 보유 자산이 장부에 반영되면 자본이 늘고 부채가 줄어든다. 대외 이미지 재고와 주가 상승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신성홀딩스 관계자는 "지난 해 3개사로 분할되면서 자기자본이 줄었다"며 "이번 자산재평가로 자기자본이 200억 늘어나면 재무 건전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산재평가를 결의한 코스피시장의 한 상장사 관계자도 "담보가치가 늘어 외부 자본조달이 쉬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부에서 회사를 바라보는 이미지도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지 여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산 재평가가 기업가치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어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연구원은 "보유자산의 장부 기재 방식만 바뀔 뿐 자산재평가로 인해 기업가치가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기업조사팀장은 "몇몇 자산재평가주들이 급등 후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주가 상승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구산업의 주가는 자산재평가 효과로 상한가를 기록한 후 이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보루네오도 이날 5.92%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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