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약청정국, 옛말되나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9.02.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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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지난해 768억 상당 마약류 적발

-필로폰·대마류 각각 16.6kg으로 가장 많아
-한국 거쳐 제3국행 중계밀수 급증
-대형화 조직화 뚜렷

마약 밀수가 점점 더 대형화·조직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지난해 161건, 42.4kg의 마약류를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28%, 46% 증가한 것으로 768억원 상당에 해당한다.



관세청은 지난해 적발한 마약류는 90만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최근 5년새 가장 많은 적발량이라고 설명했다.

적발된 마약은 일명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과 대마류가 각각 16.6kg으로 가장 많았고 국내에서는 거의 수요가 없는 코카인도 8.8kg 적발됐다.



형사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메스암페타민 1kg 밀반입 및 투약시 사회적 손실비용은 약 388억원에 달한다.

이중 인천공항을 통한 적발량이 35kg으로 가장 많았고 반입경로별로는 항공여행자(484억원), 국제우편(129억원), 해상여행자(100억원) 등 순으로 적발됐다. 외부정보에 이어 X레이, 자체정보, 세관검사 등에 따른 적발이 많았다.

특히 적발 건수에 비해 적발량이 급증하는 등 대형화 조직화 추세가 뚜렷했고 한국을 거쳐 제3국으로 가는 중계밀수도 급증세를 보였다.


또 ‘중국 출발-한국 경유-일본 도착’이라는 전통적인 마약류 밀수 경로에서 벗어나 말레이시아, 터키,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등 다양한 국가에서 출발한 중계밀수 사례가 적발되는 등 밀수 경로가 다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한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마약류의 경우 1kg이상의 대형밀수가 대부분으로 국제범죄 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편리한 항공망과 ‘마약 청정국’이라는 국제적 이미지를 악용해 밀수경로를 세탁, 단속기관의 적발을 피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일본 남아공 국적의 외국인 운반책을 통한 마약류 중계밀수도 늘어났고 케타민, 크라톰, 마약버섯 등 새롭게 나타난 마약류도 적발됐다. 지난해 마약류로 신규 지정된 ‘벤질피페라진’도 처음으로 세관 단속에 적발됐다.

관세청은 교묘해지는 마약 범죄조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정보수집 및 분석능력을 강화하고 과학장비, 마약탐지견 등을 활용해 세관 검사현장에서의 적발능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마약단속 기관과 정보교류, 공조수사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관세청과 검찰, 경찰 등은 지난해 세관에서 총 200명의 마약류 사범을 검거했다.
한국=마약청정국, 옛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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