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성장률 전망치 대폭 낮춘 까닭은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9.02.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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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3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에 비해 6%포인트 낮춘 것은 무엇보다도 올해 세계 경제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저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가 수출 급감과 내수 위축을 동시에 겪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IMF는 당초 2.2%로 제시했던 세계 경제 성장률을 1.7%포인트 낮추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크게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때 한국 경제 성장률은 0.6%-1%포인트 하락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추정범위를 훨씬 웃도는 낙폭이다.

IMF는 특히 교역의존도가 높은 점을 성장률 전망 하향의 이유로 제시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한국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6.9%포인트, 홍콩 4%포인트 등 교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조정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대외수요 감소와 신용흐름 경색으로 인해 수출과 산업 생산이 급감하는 등 경기둔화 압력에 직면하면서 한국과 같이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게 IMF의 시각이다.

이 같은 점은 IMF가 수출비중이 높은 아시아 신흥경제국의 성장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대비 평균 6.0%포인트 낮춘 데서도 확인된다.

비록 IMF가 올해 성장률을 크게 하향했지만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은 4.2%로 올해 대비 8.2%포인트 성장해 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아누프 싱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전한데다 중앙은행이 적정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선에서 통화 정책을 적절하게 완화했고 정부가 올해 예산에 경기 부양책을 반영했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교역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거꾸로 세계 경제가 회복할 경우 가장 견실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IMF는 한국경제가 올해 2분기 바닥을 친 뒤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1%의 성장률을 기록해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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