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8%포인트 상승(가격하락)한 3.59%, 국고채 5년물 금리는 0.16%포인트 오른 4.07%로 마감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에 휘둘리며 약세로 시작한 후 산업생산 호재에도 회복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기대했던 산업생산 발표에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 아니라, 되레 금리 상승폭을 키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이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18.6% 감소했다. 전달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 감소폭인 14.0%를 재차 경신한 것으로 통계를 작성한 1970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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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광공업 생산 예상치였던 마이너스 15%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결과였지만, 금리는 거꾸로 움직였다. 이미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경기 침체를 확인했던데다 금리에 선 반영했다는 인식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GDP 발표 후 12월 광공업 생산이 악화될 것이란 결과는 이미 알던 '패'였기 때문에 호재로 작용하려면 적어도 전년 동월대비 마이너스 20%를 넘어야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금리 하락 추세가 여전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기운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 산업생산은 조업일수도 적은데다 수출 감소폭도 크기 때문에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고, 한은이 올해 GDP의 마이너스 성장을 걱정할 만큼 경기 침체는 뚜렷해지고 있다"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이란 종전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간 조정 후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2월10일 7.12%에서 하루도 쉼 없이 하락한 CP금리는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채권 관계자는 "한은이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대비 0.80%포인트까지 좁혀지길 원한다"며 "MMF(머니마켓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어 수급도 탄탄해 (CP 금리가) 좀 더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현재 CD와 CP의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0.99%포인트로 한은의 의도대로라면 0.20%포인트 가량 추가로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한편, 국채선물 3월물은 외국인이 2998계약 순매도하는 등 팔자 심리가 강해 전일보다 38틱 하락한 112.32로 마쳤다.
월요일 국고채 3년물 입찰 부담으로 인한 선제적 매도 헤지 물량이 나온데다 단기 이동평균선 마저 이탈하면서 기술적 매도도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