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공식언급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2009.01.30 09:55
글자크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 "경제전망 주 단위로 바뀔 정도"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요즘 경제 여건이 급속하게 변하고 있어 경제전망을 월 단위가 아니라 주 단위로 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작년 4분기를 경기침체의 시작으로 본다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역삼동 소재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주최 경영자조찬회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작년 4분기 경제활동이 크게 침체했지만 그 중에는 일시적인 요인도 다수 있다"며 "올 성장률이 마이너스일 수 있지만, 지난해 일시적인 충격의 여파 때문인지, 또는 장기 침체의 시작인지에 따라 성장률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은의 최종대부자 기능은 유동성 부족을 해결해 주는 것이지, 망하는 금융회사를 살려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실 기업이지만 국가경제에 중요한 기업을 살리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며 "한은은 원칙적으로 기업에 직접 유동성을 주지 않고, 모든 기업을 살리는 것은 중앙은행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금융기관 중에서 일시적으로 상황이 나빠져 몇 달 유동성을 지원해 살아날 수 있다면 중앙은행이 나설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경제위기 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는 낫다"며 "1998년과 비교해 조사 지표들은 비슷하지만 현재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건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실물경제는 내수부진과 수출감소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금 융시장은 지난해 연말 이후 상황이 개선됐으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며 "은행대출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진하지만 앞으로 자금공급 여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환시장과 관련해 "외화수급 사정은 큰 고비를 넘겼으나 불안요인이 여전하다"며 "글로벌 디레버리징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차입금 상환압력이 지속되고 있고,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 부실화 가능성 등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