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리서치센터장들의 2월 전망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1.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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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날아든 호재는 개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빛이 바랬다. 개인투자자는 29일 6714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7045억원의 매도 우위까지 더하면 이틀 사이 1조3759억원을 순매도한 셈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날에 비해 8.58포인트(0.74%) 오른 1166.56으로 마쳤다. 시초가 1165.82(7.84pㆍ0.74%상승)에 비해 불과 0.74포인트 오른 수준에서 마감했다.



전날 64.58포인트(5.91%) 급등세에 대한 경계감도 있었지만, 미국에서 날아든 호재에 비해서는 실망스러운 마감이었다.

이날 호재는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배드뱅크'를 설립할 것이라는 기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제로금리 유지 △통화국채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검토 △819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의 미국 하원 통과 등 넘쳐났다. 그러나 장중 1179.15까지 치솟으면서 1200선에 육박하자 개인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수의 반등을 제약했다.



코스피지수는 오는 30일 마지막 1월의 거래일에 3.71% 이상 급락하지 않으면 지난 12월 4.5% 상승에 이어 2달 연속 상승마감한다. 증시가 2달 연속 오름세로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2월~5월 4달간 잇따라 오른 이후 연속 상승으로는 처음이다.

일단 2월에는 정책 기대감에 삐걱거리기는 해도 단기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을 것으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관측하고 있다.

다만 두려운 것은 정책 효과에 지쳐갈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경기와 기업실적이 본격적으로 돌아서는 신호가 보이지 않으면 힘겨움에 지친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내던질 가능성에 신경을 세우고 있다.


이들은 일단 2월에는 단기적으로 12월 이후 상승기조가 이어질 공산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주 삼성증권 (46,450원 ▼200 -0.43%) 리서치센터장은 "장이 많이 올라간다고 해도 1320선을 뚫기는 버거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이 말하는 1320선은 원/달러 환율과 회사채 금리 등 금융상황이 정상화됐을 경우 기업실적이 제로(0)가 되는 수치다.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이 되는 1240으로 관측했다. 다만 코스피지수 1000선 근처는 당분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4일 장중 1000선이 잠시 무너지기는 했어도, 이후 1000선은 지키면서 한달 이상을 버틴 점이 근거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4,610원 ▼210 -4.36%) 리서치센터장은 최대 132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유동성 랠리로 1300선까지 터치할 가능성은 열어둔다는 이야기다.



경기방어주를 1분기까지는 들고 가는 게 나을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경기 신호에 파란불이 켜질 기미가 보이면 반도체와 IT 등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증권가의 대표적인 신중론자인 이종우 HMC투자증권 (9,250원 ▲30 +0.33%)센터장은 "그래도 정책 효과에 편승해 코스피지수는 2월에는 1300선까지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거듭된 정책 효과로 2월까지는 '1250선 언저리'까지는 '정책의 힘'이 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문제는 산적해 있다는 게 센터장들의 주장이다.

삼성증권 김 센터장은 "펀더멘털이 튼튼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올라갈수는 없다"며 "단순히 경기순환적 문제라면 4분기 기업실적을 경험한 뒤 회복만 남았겠지만 이후 기업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태에서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화끈하게 회복되지 않으면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실망매물이 나오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HMC증권 이 센터장도 "경기회복이나 기업실적 호전 등 펀더멘털의 변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정책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반감될 것"으로 점쳤다.

시장의 실망감이 다시 확산되면 상황에 따라 전 저점 부근인 892.16포인트(지난해 10월27일)까지 내려앉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센터장은 지적했다.

유진증권 박 센터장도 "현재는 정책 기대감과 풀린 유동성이 날마다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펀더멘털의 개선이 확인되지 않으면 유동성과 정책에 의한 '주가 밀어올리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2분기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망했다. 2분기에 정책 효과가 탄력을 받는다고 시장이 느끼면 증시의 오름세가 가파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실망감이 심리를 지배하면 전 저점인 892선도 무너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것을 조언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정책기대로 증시가 오를 여지는 있지만, 너무 큰 기대는 무리'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공세보다는 방어적인 전략으로 증시를 상황에 맞게 공략하라는 조언을 공통적으로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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