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금리 3% 진입…회사채는 '냉랭'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1.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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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마감]단기물 강세 속 장기물 외면 여전

기업어음(CP) 금리가 3년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 시중의 갈 곳 잃은 단기성 자금이 CP 매수로 몰리면서 금리를 꾸준히 끌어내리고 있다. 하지만 장기 신용물인 회사채 금리는 되레 상승해 신용 채권시장의 냉기가 가시질 않았다.

29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CP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하락한 3.98%에 마감했다. CP 금리는 지난 2005년 9월23일 3.95%를 기록한 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CP 금리는 올 들어서만 2.41%포인트나 급락하는 등 연일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금융사에게 자금을 공급, 단기 신용물인 CP 매수를 유도한데다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매수세가 금리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 신용물 금리를 떨어뜨리려는 한은의 정책적 의지가 강하고 시중의 자금도 몰리면서 CP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채권 관계자는 "한은이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안정권에 들어서자 CP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며 "CD와 스프레드(금리차)가 80bp(0.80%포인트)까지 좁혀지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CP와 CD의 스프레드는 113bp로 한은의 의도대로라면 30bp가량 추가 하락도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신용등급 'AA' 3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05%포인트 상승한 7.19%, 'BBB' 3년물도 0.05%포인트 오른 12.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CP 금리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 신용물인 회사채 금리는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윤항진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부도 우려로 회사채를 사지 않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조금 개선되자 우량 회사채를 위주로 비워 뒀던 곳간을 채운다는 접근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신용위험의 본질인 펀더멘털이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신용등급 A 이하의 경우 금리 하락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는 그간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에다 국고채 발행 물량이 증가할 것이란 수급 부담으로 상승(가격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각각 0.05%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한 3.41%와 3.91%로 거래를 마쳤다. 국채선물도 외국인이 1084계약 순매도하는 등 매물이 늘면서 전날보다 15틱 하락한 112.70에 마쳤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이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탄탄한 모습을 보이자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라며 "국고채 5년물이 3년물에 비해 매력적이긴 하지만 공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수급 부담을 가중시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월말 경제지표가 악화될 것이란 '호재'도 채권시장에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내일 발표될 광공업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마이너스 15%를 기록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 나왔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의 경우처럼 월말 경제지표 결과도 금리에 미리 반영한 측면이 강하다"며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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