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마이너스 성장"…'성장률 쇼크'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1.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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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국 올해 성장 -2~-3% 추정
-세계 교역 감소…대외의존도 높은 나라 '직격탄'
-일자리 순증 불가능…"경제살리기 공감대 형성에 도움"

국제통화기금(IMF)이 29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2~3%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투자은행이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 적은 있지만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는 국제기구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국내 경제관련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여서 올 한해 한국 경제의 앞날이 예상보다 더 혹독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MF "한국 -2~-3%"=29일 기획재정부와 IMF에 따르면 IMF가 '세계경제전망보고서'(WEO)를 통해 밝힌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3.9%다.



아시아 신흥공업국은 싱가포르, 대만, 홍콩과 한국 등 4개국이다. 싱가포르와 대만은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올해 성장률을 -5%로 제시할 정도다.

한국은 홍콩과 함께 평균보다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마이너스 2~3%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시아의 네마리 용 가운데 싱가포르와 대만의 성장률이 특히 좋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과 홍콩도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계 교역 감소…대외의존국 '직격탄'=한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은 글로벌 경제 둔화와 세계무역 감소 때문이다.

IMF는 전세계 성장률을 2차대전이후 최저인 0.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2.2%보다 1.7%포인트 낮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7%에서 -1.6%, 8.5%에서 6.7%로 낮췄다.

IMF는 지난해 11월만해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올해 세계무역량을 2.8% 감소로 수정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는 그만큼 치명적이다.

세계각국의 내수 침체로 인한 무역량 축소로 1월 들어 한국의 수출량은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대통령도 "성장률 연연말자"=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설비투자, 민간소비 등 각종 지표 역시 마이너스 전환이 불가피하다. 특히 정부의 최대 중점 정책목표인 일자리 역시 소폭 증가는 커녕 감소될게 확실시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경제상황의 불안정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성장률 등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사전에 치밀한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선제적인 정책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3%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제운용방향 발표에서 재정지출 확대 등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 3%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3.4%를 기록하고 광공업 생산이 사상 최악으로 떨어지는 등 올초부터 정부 희망을 비껴가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성장률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현욱 한국개별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대외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내수의 급격한 위축을 완화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펼쳐야 한다"며 "비관적인 전망이 경제살리기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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