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투자가능 등급 낮춰야 합니다"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1.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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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아이투신운용 상무.."회사채 펀드 회계처리기준도 바꿨으면"

이 기사는 01월29일(11:2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김형호 아이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이 '펀드매니저가 쓴 채권투자 노트'를 세상에 내놨다. 개인 및 일반투자자와 채권 간의 간격을 좁혀야 채권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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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채권이 주식보다 쉽다고 단언한다. 주식은 정해지지 않은 현금흐름에 투자하는 반면 채권은 정해진 때에 이자가 나오기 때문에 채권만큼 쉽고 좋은 투자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에게 채권은 '자본시장의 뿌리'이다. 김 본부장은 "국가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고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자산을 운용하며 채권시장에서 형성되는 금리는 정부의 정책결정, 기업의 투자의사결정, 자산가치평가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과연 자본시장의 뿌리인가에 대해 되묻는다면 답하기 어렵다. 특히 회사채 시장은 김 본부장에게 오랜 숙제다.

기준금리 인하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1월 들어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지만 정작 회사채 유통시장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기관간 거래 시장에서 100억 단위인 채권 거래 규모를 10억 단위로 낮추는 방안을 주요 운용사 본부장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단위를 낮추면 회사채 유통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참가자가 늘고, '자투리 매매'라며 제값을 받지 못했던 10억 단위 채권도 제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선 해결돼야 할 두 가지가 더 있단다. 첫째는 현재 BBB+로 돼 있는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의 회사채 투자 가능 등급이 높다. 그는 "리테일 채권투자 기관들의 투자 가능 신용등급을 낮춰야하고 공모펀드의 경우 편입 가능 채권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비오이하이디스와 팬택 계열의 신용등급 하향 사태 이후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은 채권투자 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회사채 펀드의 회계 처리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A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직접 사서 만기보유하면 시가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고 채권의 만기와 펀드의 만기를 일치시키더라도 시가평가를 받게 된다. 펀드 자산은 만기보유 계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김 본부장은 "같은 투자 성격이라면 같은 회계처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기업의 여유자금을 회사채펀드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회계처리를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경기둔화와 구조조정 여파 속에 생사의 기로에 놓일 기업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야 말로 회사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김본부장은 말했다.



그는 "회사채에는 청구권이 있기 때문에 주식보다 권리가 우선하며 부도가 나더라도 투자 원금 가운데 일부는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책금리 하향, 유동성의 스필오버(Spilt-over) 등의 효과도 점점 커질 것"이라며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에도 관심을 둘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한편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들과 함께 회사채 발전을 위한 모임을 만들었다. 지난 6일 첫 모임을 가졌고 다음달 10일에 두번째 모임을 열 예정이다. 채권시장을 오랫동안 지켜온 운용본부장들이 앞장서서 회사채 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형호 아이투자신탁운용(주) 채권운용본부장(상무)



-1962년생
-동양투신(주) 채권운용본부장
-조흥투신(주) 채권운용팀장
-KDI 자산관리경영학 석사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수상내역]

-2007년 우수금융신상품(금융감독원장)
-2004년 채권형 BEST 펀드(머니투데이, 한국펀드평가)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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