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방망이를 짧게 잡아라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2009.01.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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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강세.."신용스프레드 축소돼야 반등"신중론

늘 그렇지만 요즘 같아선 특히 미세한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줄'에 설 것인지 신속하게 판단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1100~1200의 박스권에 갇혀 방향성이라고는 없어 보이지만 나름의 테마로 매기가 순환하고 있다. '위기'라는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면 묻어두고 오르기를 기다리거나 지수를 저항선 위로 끌어올릴 주도주를 찾기란 쉽지 않다.



시장이 기대는 곳은 정책이다. 오바마의 입과 미국 의회의 경기부양책 승인 여부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 국내 통화정책이나 구조조정 방안도 마찬가지. 정책 결정에 따라 녹색성장주, 구조조정 대상인 건설·조선주, 금융주 등이 테마를 이루며 지수 하단을 방어하는 흐름이다. 전날 독일 키몬다의 파산과 같은 호재는 고질적인 악재에서 잠시 자유롭게 해 주는 청량제다. 시장 에너지가 짧은 주기로 옮겨가며 박스권 안에서의 차별화를 이끌어내는 양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개인의 대응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수 움직임을 박스권으로 설정, 하단에서 사고 박스권 상단에서 파는 민첩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 일부에서는 지금 같은 장에서는 무작정 길게 보고 묻는 것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는 전략이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번에는 은행주다. 미국 정부가 배드뱅크 설립을 구체화함에 따라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 월가의 금융주가 급등했고 태평양 건너 코스피시장까지 분위기가 확산된 것.

배드뱅크 설립은 미국 금융회사의 대출 여력을 높여주는 측면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은 정책이라는 평가다.(조성준 메리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부실자산으로 인해 자기자본비율이 9.6배로 낮아졌고, IMF에서 추산대로 전세계 부실자산 규모가 2조2000억달러라고 볼 때 은행권은 대출보다 대손충당금 확대에 나서야 할 상황인데 배드뱅크 설립으로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동시에 대출 여력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발 훈풍으로 장중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가 4%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하나금융지주가 6% 가까이 급등했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도 2% 이상 상승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의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장중 1180선을 타진했던 지수는 상승폭을 1% 이내로 좁혔다. 장중 지수는 전날보다 7.97포인트(0.69%) 오른 1165.95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지수 급등을 이끌었던 IT 대형주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힘은 한풀 꺾였다.

추세 전환을 확신하기 힘들고, 1200 안착이 부담스러운 시장 상황은 적어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날 급등으로 인해 기술적인 지표의 모양새가 개선된 것이 사실이지만 펀더멘털 측면의 약한고리가 충격을 가하는 상황이 없으리라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기대감이 현실로 나타날 것인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인 데다 기업 이익과 경기 지표의 하락이 예상보다 크다는 사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부양을 위한 국내외 재정정책은 지수 저점을 지지해 줄 수 있을 뿐 추세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신흥국의 경기 둔화가 이제 시작 단계인 데다 미국 경기가 부양책에 힘입어 바닥을 다진다 해도 강력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



메릴린치는 회사채 스프레드가 향후 코스피지수의 반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용 스프레드 움직임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으로 리스크 선호도를 읽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메릴린치는 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구체화된 후에도 투기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이 상승했고, 이는 자본시장 전반에 리스크 회피 심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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