逆샌드위치 톱5,환율로 얻은 놀라운 경쟁력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9.01.2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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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현대證 공동선정] 포스코 현대重 LG전자 삼성전기 현대車

머니투데이는 현대증권과 공동으로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분석대상 기업 157개 중 '逆 샌드위치' 효과를 볼 수 있는 회사로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전기, 현대자동차 5개사를 선정했다.

일부 부품소재 기업이나 틈새 기업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주력분야에서 `역 샌드위치'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환율상승으로 일본과 중국기업의 경쟁에서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세계경제의 침체로 어려움을 피할 수 없겠지만 경쟁사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대적인 우위를 통해 글로벌 메이커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면 상당히 큰 에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은 선정기업들의 글로벌 경쟁상황과 `역 샌드위치' 수혜 발생구조, 그리고 주가판단 요인이다.

逆샌드위치 톱5,환율로 얻은 놀라운 경쟁력


◇포스코(POSCO (375,000원 ▼500 -0.13%)) : 수출가 65% 상승..일본 토요타에도 납품



 최근 토요타가 일본공장에서 포스코 제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토요타는 일본에서 생산되는 차종에는 전량 일본산 철강재를 사용해왔다. 태국공장에서 수출용 차량에만 포스코 제품을 사용했을 뿐이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값이 싼 포스코 제품을 사용키로 한 것이다.

 역 샌드위치 효과를 보여주는 좋은 예 중 하나다. 포스코의 주력 제품인 열연강판의 달러 기준 국제가격은 2007년말 톤당 554달러에서 625달러로 12.7% 상승했다. 이 기간 원화약세로 국내 수출가격은 52만원에서 85만7311원으로 65%나 급등했다.

포스코의 수출 채산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반면 엔화강세로 일본업체들은 열연강판을 6만2397엔에서 5만7009엔으로 8.6% 하락한 가격에 내다팔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의 일본 철강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다.


 중국 철강업체와 경쟁에서도 수혜를 입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 철강사들은 고성장을 지속했다. 글로벌 생산량의 40%를 중국이 차지할 정도였다. 고급강의 경우 중국산이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저급강은 중국산과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최근 원화약세로 포스코는 품질에다 가격경쟁력까지 확보, 확고한 지배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물론 세계경기의 침체로 포스코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철강은 기본적으로 자동차, 건설, 가전 등 다양한 전방산업에 의존하고 있어 상대적 경쟁력이 뛰어나도 전방산업의 절대적 수요가 감소하면 힘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화약세로 수입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역효과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현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부각, 도요타로의 강판 공급 등은 호재"라며 "여타 경기관련 산업과 마찬가지로 절대 주가의 상승을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포스코의 위기 대처 능력, 산업 내 위치와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위안화 절상 틈타 2위 중국 따돌리기

2000년대 중반. 세계 조선시장에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을 때 한국은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전세계 조선시장 점유율은 수주잔고 기준으로 한국 35.8%, 중국 32.1%, 일본 15.7% 순이다. 기술력에 따라 주력 선종은 다르다. 한국 대형조선사는 컨테이너, 탱커, LNG선, 해양 위주인 반면 중국조선사는 벌크선 중심이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다양한 선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 조선사와 선종별 차이는 있지만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중국의 저가 수주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위안화 절상으로 선가 협상에서 한국 대형조선사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세계 1위 조선사로서 기술경쟁력과 더불어 원화 절하에 따른 가격 협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조선사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일 수 있는 기회다. 원/달러 환율이 2007년말 938원에서 지난 19일 현재 1372원으로 오르는 사이 중국 위안(元)/달러 환율은 7.3041위안에서 6.8위안으로 떨어졌다. 물론 환율에 따른 이 같은 수혜가 빛을 보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전제돼야 한다.

이상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계 경기침체로 상선부문의 발주가 거의 없는 상황이므로 현재 주가를 판단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세계적인 발주 회복"이라며 "현대중공업 등 한국 대형조선사는 중국조선사와 달리 해양부문(Off-Shore: 자원 시추, 탐사)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 부문에서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 (110,100원 ▲600 +0.55%), 가전이어 휴대폰까지 '세계 점령 기회'

LG전자 가전부분의 경쟁상대는 고가시장의 경우 일본, 저가시장은 중국업체로 나뉜다. 일본업체들과는 기술이 대등한 상황에서 원/엔 환율 하락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하면서 '역샌드위치' 효과를 보고 있다.

중국 및 신흥시장에서의 수요확대도 기대된다. 중국업체와 비교할 때 기술력 면에서 앞선 데다가 환율효과까지 더해져 가격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LG전자의 수익기여도가 가장 큰 휴대폰 부문도 가세했다. 그동안 휴대폰 부문에서는 일본·중국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보다는 자국 내수시장에 집중하면서 LG전자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최근 원화하락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이들 시장에 대한 수출 증가 효과도 누리고 있다. 휴대폰 도매 평균 판가는 2007년말 116달러에서 지난 19일 현재 121달러로 4.3% 올랐다. 원화 기준으로는 10만8831원에서 16만6012원으로 52.5%나 오른 반면 엔화 기준으로는 1만3059엔에서 1만1039엔으로 15.5% 떨어졌다.

여기에 저가 시장 확대로 노키아의 수익성이 제한되고 모토롤라와 같은 한계 수익 업체의 퇴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LG전자에는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전성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북미 IT(정보기술) 소매판매, 재고 소진 후 수요회복 등이 향후 주가 회복의 관건"이라며 "가전부문에서 기술과 가격우위로 M/S를 확보한다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 (133,000원 ▲2,300 +1.76%) : 일본 경쟁사 엔고쇼크..점유율 급속확대

삼성전기의 주력 생산품목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는 그동안 무라타, TDK, 타이요 유덴 등 일본 업체들의 아성이 막강했다. 하지만 주요 경쟁업체가 일본이라는 점은 엔고 시대에 삼성전기에는 기회가 되고 있다.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MLCC는 최근 3G 휴대폰, 대형 LCD TV 등 기능화·고급화 붐을 타고 대당 수요량이 급증했다. MLCC는 메모리반도체와 같이 원자재 성격이 강해 가격 경쟁력이 수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엔화 강세로 경쟁사인 일본업체 대부분이 가격경쟁력에서 밀렸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대비 하반기 원/엔 환율은 30% 상승했다. MLCC의 평균판매단가(1000개당 가격)는 2007년말 원화 기준으로 3065원에서 지난 19일 3799원으로 24% 올랐다. 반면 엔화 기준으로는 367.6엔에서 252.7엔으로 31.3% 하락했다.

이 같은 가격경쟁력으로 휴대폰 및 노트북용 초고용량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권정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수주 증가는 가동률 상승, 10% 초반대의 견조한 영업이익률 유지 등 선순환을 창출할 것"이라며 "하지만 올 1분기 세트 업체의 재고조정에 따른 전반적 수요 위축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 '렉서스 앞에 제네시스' 북미서 선전

지난 11일 현대차 '제네시스'가 일본 토요타 '렉서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북미시장 최고의 차'에 선정됐다. 품질, 디자인, 성능을 넘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는 의미라고 업계는 호평했다.



한계상황에 직면한 미국 빅3(크라이슬러, 포드, GM)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는 일본·유럽 경쟁사들 사이에서 현대차가 원화약세 수혜를 보고 있다.

자동차(미국기준 NF소나타) 판매가격은 2007년말 1만9545달러에서 지난 19일 현재 2만595달러로 5.4% 올랐다. 원화 기준 1834만원에서 2826만원으로 54.1%나 오른 반면 엔화 기준으로는 220만엔에서 188만엔으로 14.6% 떨어졌다.

원화 약세시 손익 측면에서는 수출 채산성이 개선되면서 R&D(연구개발), 마케팅 등 향후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투자재원이 마련된다. 특히 엔고에 시달리는 일본차 대비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조수홍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신용경색으로 전 세계 메이커들의 판매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국내업체들의 상대적 기회요인(원화약세)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며 "신용경색 해소, 고용 안정화, 주택경기 회복 등이 자동차 수요회복의 선행지표"라고 말했다.

POSCO홀딩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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