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위기에서는 도통 기회가 보이질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바닥을 가늠하기 힘들어 자신있게 돈을 풀 수 있는 전주(錢主)도 거의 없다. 운용자금이 바닥난 중소업자들은 신규 영업을 접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부업에 곁눈질하고 있다.
A사의 최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최근까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때문이다. 주식담보를 해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반대매매 직전까지 갔다가 신용평가 후 '눈치보기'에 돌입했다는 전언이다.
이번 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다. 은행이 예금을 동결했다 감독당국의 지시로 번복한 해프닝도 있었다. 또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하향 검토를 위한 감시대상에 등록하는 바람에 경인운하 등 대규모 민자사업에 뛰어들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C등급 건설사의 협력업체들은 사정이 더욱 어렵다. C나 D등급을 받은 기업과 매출 기준으로 30% 이상 거래한 협력업체가 B은행 집계만으로 160개며, 대출은 모두 1500억원에 달한다. 협력업체는 당장 자금줄이 막혀 명동 사채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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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관계자는 "A·B등급의 건설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음·채권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명동시장의 30%을 차지하는 건설사 자금거래가 끊기면서 명동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업 나선 명동= 사채업자들은 신규 영업을 접는 대신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부업을 물색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부업은 '스크린골프'다. 많게는 4개 이상 업소를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최소 4억~5억원이 드는 터라 만만히 보고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차선으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음식점이 부업거리로 뜨고 있다. 초기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탓에 음식점 사장으로 변신을 고려 중인 사채업자가 상당수다. 현재 명동 인근에서 사채업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은 5곳에 달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