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침체로 남성일자리 급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1.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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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진보센터 "26년만에 남녀실업률 역전".."정규직 임금은 남성이 더 높아"

26년만에 미국 내 여성 실업률이 남성 실업률보다 낮아지는 기록적인 일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침체 여파로 건설업종 등 남성 근로자 위주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진보센터(CAP)는 최근 '밥벌이 하는 이들에게 공평한 임금을(Equal Pay for Breadwinner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08년 12월을 기준으로 미국 여성 실업률이 전년 대비 1.6%포인트 증가한 4.3%, 남성 실업률이 2.8% 증가한 7.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AP는 여성 실업률이 남성 실업률을 하회한 적은 1949년 이래 이번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이전엔 1980년대 미국 경기침체 영향으로 1983년 딱 한 차례 이 같은 역전현상이 있었다.

이는 특히 건설업종 등 남성 위주의 근로자들이 대부분이던 업종에서 급격한 일자리 축소가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일자리에서 쫓겨난 대부분이 2008년 9~12월에 발생한 터라, 미국 근로자들의 고통은 더욱 길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미국 경기침체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 이후 가장 큰 폭의 고용축소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12월 이래 지금까지 미국 전역에서 260만 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미국 전체 노동인구의 1.9%에 달하는 수치다.

한편, 미국 내에서 정규직 여성들은 정규직 남성들에 비해 22% 적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CAP는 "점점 더 많은 가정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여성 근로자들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여성들이 가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남녀 근로자에게 공평한 임금을 주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고 강조했다.


이 기관은 "'평등임금법(the Equal Pay Act)'이 통과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며 "유사한 교육수준에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이같은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AP는 "이달 초 하원이 2개의 공정임금법(Fair Pay Act, Paycheck Fairness Act)을 통과시켜 이제 상원의 의결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수백만 가구가 여성들의 임금에 의존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상원이 이 법들을 통과시킬 절호의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CAP는 "정책입안자들은 각 가구가 경기침체를 견뎌내고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하겠지만 여전히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에게 공평한 임금을 주는 것 역시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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