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진화+외국인 투자 유치 동시 추진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9.01.2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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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영화 대상 공기업과 공적자금 투입 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로 한 것은 공기업 선진화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동시에 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공기업 및 공적자금 투자 기업에 대한 외국인 자본 유치는 청와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르면 다음달부터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달 초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지식경제부에 과거 쌍용정유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한 S-Oil 사례나 대우자동차를 GM에 넘긴 GM대우의 사례를 언급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경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음달 중 각 부처별로 우선 매각 대상을 선정해 구체적인 유치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는 정부가 앞서 3차례에 걸쳐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 방안과 맞물려 있다. 정부는 선진화 방안에 따라 공적자금 투입 기업을 매각하려 시도했지만 최근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된 예에서 알 수 있듯 경제위기로 국내에서 적정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에 피인수 대상을 외국인 자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총 117억500만달러로 집계되며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글로별 경기침체로 올해는 급감할 것으로 전망돼 외국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망 매물도 필요한 상황이다.

각 부처는 외국 자본에 매각할만한 구체적인 대상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기업은 대우조선해양과 쌍용건설, 쌍용양회,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한국항공우주(KAI), 현대종합상사 등 기술력을 갖추고 시장점유율도 어느 정도 확보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우선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인천국제공항 지분 49%를 매각한다고 밝히면서 이중 15%는 외국의 전문공항 운영 기업에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고 수출선 확보와 대외 산업협력에 도움이 되는 매각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해 불거진 헐값매각 논란이나 최근 쌍하이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의 기술 유출 시비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알짜 공기업이나 공적자금 투입을 외국 자본에 넘기는데 대한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국계 자본을 끌어들일 경우 달러화에 비해 통화 가치가 상승한 일본이나 중국계 자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장애물이다.

중국 기업에 매각될 경우 쌍용차와 같은 `먹튀' 우려가 제기될 수 있고 일본 기업에 넘길 경우 독도 문제 등과 맞물린 민족감정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지경부 관계자는 "헐값매각ㆍ기술유출 문제 등 외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최소화하면서 외자유치를 유동성 및 수출선 확보와 연계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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