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변혁 신호탄' 쏜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9.01.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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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보다 강도 높은 혁신안 나올 듯..보직파괴 등 조직 재정비

삼성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의 대변혁을 예고하는 조직 개편을 신호탄으로 새 출발의 선상에 선다. 삼성은 지난 16일 인사를 통해 새 단장한 사장단협의회 첫 회의를 21일 갖는다. 이날 삼성전자도 조직개편을 단행해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변혁에 나선다.

20일 삼성에 따르면 새 사장단은 21일 첫 사장단협의회를 열어 협의회 산하 투자조정위원회, 브랜드관리위원회, 인사위원회 등의 재구성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미뤄졌던 조직 재정비에 나선다. 삼성전자 조직개편이 신호탄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새로운 삼성전자의 출발을 알리는 변혁의 내용이 담겨 있다"며 "과거 IMF 이후와는 또 다른 삼성전자로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IMF가 국내 문제였다면 이번 위기는 글로벌 차원인 만큼 완전한 체질 개선을 통해 조직혁신을 꾀할 계획이다. 삼성은 IMF 당시인 1997년 11월 26일 사장단회의를 통해 조직 30% 감축과 임원연봉 10% 반납, 연봉제 도입 등 '경영체질 혁신방안'을 시행하고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당시 혁신안을 통해 다음해 투자를 30% 줄이고 경비 50%, 해외주재원 주재수당 10% 감축이 시행됐다. 이어 국내 기업으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인사 및 승진과 관련해 연공서열제를 폐지하고 능력에 따른 성과급을 도입한 바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조직개편 내용에는 기존 경영지원총괄, 반도체총괄, LCD총괄, 정보통신총괄, 디지털미디어총괄, 기술총괄 등 6개 총괄을 2개 부문(디바이스솔루션부문,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문)으로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것 뿐 아니라 직급 및 보직파괴 등의 혁신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직제개편에 따라 상당수의 부서가 통폐합되고 보직파괴에 따른 인력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개 사업부문으로 개편한 이후 완전한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이 같은 체제가 안정화되면 향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 전자계열을 하나로 묶는 소규모 지주회사로의 전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설 연휴 이전까지 마무리하고 이달 말까지 경영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변화에 맞춰 다른 계열사들도 지난 IMF 당시 이상의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여 삼성 계열사들은 폭풍전야다.



그룹 차원에서는 이윤우 부회장이 투자조정위원장과 인사위원장을 계속 맡되 위원회 내 일부 위원들이 바뀌고, 브랜드관리위는 장충기 사장 내정자가 새 위원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실추된 삼성의 이미지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이제 3개의 위원회를 통한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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