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한미통화스와프에 '시큰둥'..“달러 잉여상황"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2009.01.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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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아직 금융시장 불안, 1분기말 수요 선제 대처할 것"

연초 은행들의 달러자금이 잉여상태에 들어갔지만 한국은행은 계속적으로 신규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국제자금시장이 불안해 1분기 말이 되는 3월까지의 달러 수요에 미리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20일 한국은행이 5번째 미국 연준과의 통화스와프자금을 활용한 경쟁입찰방식 외화대출을 실시한 결과, 평균낙찰금리는 연 1.1930%로 나타났다. 최저낙찰금리는 연 0.7%다. 지난 13일 4차 입찰 때보다 평균낙찰금리는 0.0696%포인트, 최저낙찰금리는 0.0259%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미통화스와프 달러입찰의 평균낙찰금리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4차례를 거치는 동안 1.3%포인트(2차), 3.2%포인트(3차), 1.2%포인트(4차)씩 급락해왔다가 이번에 소폭 상승한 것이다. 5차 입찰의 평균낙찰금리는 전날 런던과 뉴욕간 달러 금리인 리보금리 1.13%보다 0.06%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여전히 시중은행들이 달러자금 확보에 시큰둥하다는 걸 반영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외화자금 담당자는 “연말을 지나면서 시중은행들의 달러 유동성이 상당히 양호하다”며 “대형 은행들의 경우 달러가 잉여상태일 정도고 이러한 잉여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화자금 담당자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20억 달러씩 장기외채에 성공해 장기 펀딩에 대한 압박도 부분적으로 해소되면서 외화자금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최근 미국과 유럽의 금융불안 조짐이 심리적인 불안요인은 되겠지만 시중은행의 달러 자금 사정이 경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은행들의 달러 잉여 상태를 알고 있지만 국제적인 금융 불안에 선제 대응하자는 입장이다.

한은의 외환시장 담당자는 “모든 은행들의 외화자금사정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고, 단기자금시장은 괜찮지만 장기자금시장은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라며 “오는 3월 말(1분기말) 분기 결산용 달러 수요가 생길 수 있어 이에 미리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외화자금 사정이 완화되면서 은행들의 외화 스와프 롤오버(만기연장) 압력도 약화되고 있다. 한은은 19일, 22일자로 만기도래하는 15억2000만 달러 규모의 경쟁입찰식 스와프거래에 대해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중은행의 외화자금 관계자는 “한미통화스와프 자금은 아직 넉넉한 상황(잔액 136억5000만 달러)이고, 은행들의 자금사정은 잉여라서 스와프 거래의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는 것”이라며 “은행에 내보내는 달러를 한미통화스와프 자금으로 대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한미통화스와프 자금 지원과 스와프입찰은 각각 독립적인 것”이라며 “주 단위로 시장상황을 점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지 어느 하나를 대체제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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