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화장품 매장, 결국 롯데百서 사라진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1.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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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매장 조정 요청에 샤넬 "29일부로 7개점서 철수" 초강수

롯데백화점의 매장 조정 요청에 명품업체 샤넬이 결국 매장 철수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샤넬 화장품 매장, 결국 롯데百서 사라진다


화장품 매장 조정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롯데백화점과 샤넬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해 롯데백화점에서 샤넬 화장품 매장이 사라지게 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샤넬 측에서 오는 29일부로 본점, 잠실, 영등포, 부산점 등 전국 7개 점포에서 매장을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공문을 보내왔다"며 "특별한 함의점이 없으면 샤넬 화장품 매장은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롯데매장에 입점한 샤넬 화장품은 2002년까지 화장품 브랜드 중에 매출액 1위를 유지해 왔다. 1위답게 샤넬 화장품은 롯데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독차지하며 최고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화장품 주력 시장이 색조 제품에서 주름·미백관리 등 기초 제품으로 바뀌면서 색조 중심인 샤넬 화장품의 매출이 급감하며 위상이 흔들렸다.



롯데백화점 내 샤넬 판매순위는 지난 2005년 8위까지 추락했고 지난해 5위로 올라섰지만 매출 규모 면에서 1위 업체인 설화수의 절반도 못 미칠 만큼 실적이 악화됐다.

결국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샤넬측에 매출 부진을 감안, 매장 크기, 위치 등을 조정할 것을 요청했고 샤넬측은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은 팽
팽한 평행선을 달려왔다.

이번 양측 갈등의 표면적인 이유는 매출 부진이지만 샤넬이 가방·의류 매장을 롯데가 아닌 신세계 센텀시티에 입점키로 하자 일종의 보복성 조치로 화장품 매장 조정을 요청해왔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양측 갈등이 불거진 이후 신영자 롯데 사장이 매장철수까지 가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할 것을 주문하면서 롯데백화점은 샤넬과 합의점을 찾는 방안을 강구했지만 샤넬의 무성의한 태도에 결국 양사는 이별의 수순을 밟게 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측에 매장을 빼라고 한 게 아니라 매장 위치, 크기 등을 조정할 것을 요청한 것"이라며 "그러나 9차례나 관련 공문을 보냈지만 답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철수하는 것은 샤넬의 화장품 매장으로 가방·의류 등을 판매하는 샤넬 부띠끄 매장은 그대로 유지된다. 샤넬 화장품 철수 이후 매장 구성에 대해서는 기존 입점 브랜드의 확장 이전, 신규 브랜드 입점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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