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로 황금을 만드는 사람들

김영한 스토리텔링 아카데미 대표 2009.01.20 15:15
글자크기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기]순천만에 관광객이 모여든 사연

편집자주 김영한 스토리텔링 아카데미 대표는 고객중심 경영과 마케팅 전문가로서 삼성 LG SK 등 국내 주요 기업에서 창조경영과 스토리텔링을 교육하고 컨설팅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토리로 승부하라', '총각네 야채가게', '만들레영토 희망스토리' 등이 있다.

스토리로 황금을 만드는 사람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순천(順天) 하면 “어디 있느냐”고 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순창은 고추장 때문은 알겠는데 순천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순천시는 남해안에 있는 인구 27만 명의 농업도시로서 변변한 산업시설도 없다. 서울과 천리길이고 고속철도도 없어서 관광객이 찾기도 쉽지 않은 곳이다.5~6년전만 해도 순천을 찾은 관광객은 연 10만 명 정도로 매우 적었다.



이렇듯 별 볼일 없었던 순천이 2008년 가을에는 관광객이 하루에 10만 명이 찾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는 생태습지인 순천만(順天灣)을 보기 위함이다.

순천만은 20㎢갯벌과 2Km의 갈대밭이 있는 광활한 바다 연안습지로서 그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이 드넓은 갯벌에 온갖 바다 생물이 살고 있으며 수백 종의 바닷새가 갯벌에 서식하고 있다. 겨울철이면 세계적인 희귀조인 흑두루미가 찾아와서 갈대밭 위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순천시는 5~6년전 부터 버려져 있던 갯벌을 생명의 땅으로 되살리는 작업을 하였다. 농민들이 갈대밭을 불태워 농지로 만들었던 땅을 시에서 다시 매입하여 갈대밭으로 되돌렸다. 갯벌 주변에 들어서 있었던 식당과 건물을 철거하고 전봇대를 뽑아 내서 자연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일을 했다.

갈대밭 안으로 관광객이 걸어 들어갈 수 있도록 보행 데크를 설치하고 만(灣)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인근 산에 전망대를 만들었다. 2년 전부터는 생태환경을 회복하는 노력을 하고 국제환경단체에 적극 홍보를 하여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인정받았다.

드넓은 생태환경과 바다생물, 철새들이 어우러져서 만들어 내는 감성 스토리를 개발하여 관광자원으로 이용했다. 갯벌 한 가운데로 배를 타고 나갈 수 있도록 탐사선을 띄우고 도시 전체를 관광하며 스토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썰렁했던 순천만에 관광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도시 인구의 10배인 280만 명이 순천을 찾았고 경제 효과도 1000억원에 이른다. 버려져 있던 갯벌을 생태습지로 되살리고 스토리로 포장을 하니 갯벌이 황금으로 바뀌었다.

순천만과 비슷한 사례가 전라남도 함평의 나비축제가 있다. 함평은 대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산업시설이 들어서지 않았다. 내륙 오지였던 함평은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군(郡)에서는 청정 환경을 이용하여 생태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나비축제를 기획했다. 이른 봄 자연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 나라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는 꿈동산과 같았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서 한 해에 500만 명이 함평을 찾고 있다.

또 다른 스토리로 황금을 만든 사례는 남이섬이다. 남이섬은 북한강 안에 있는 작은 섬이다. 원래 이곳은 넓은 잔디밭이 있는 유원지로 인식되어서 대학생들이 MT장소로 이용되던 곳이다.

적자에 허덕이던 상태에서 새로운 사장이 오면서 자연상태로 되돌려 동화나라로 만드는 일을 진행한다. 오락시설을 철거하고 전봇대를 뽑아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되돌려 놓자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으로 이용된다.

겨울연가가 이곳에서 촬영되었고 이 드라마가 국내와 해외에서 히트를 치자 남이섬은 겨울연가의 스토리가 있는 곳으로 거듭나게 된다. 겨울철에는 아무도 찾지 않던 곳이 지금은 겨울에도 일본, 중국에서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렇게 버려져있던 순천만, 함평, 남이섬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입을 통해 스토리텔링이 전파되면서 황금의 땅으로 바뀌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