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식전행사개막… "자유의 재탄생"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엄성원 기자 2009.01.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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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44대 대통령 취임식은 20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앞 내셔널 몰에서 개시되지만 이미 17일 기차여행을 시작으로 공식 식전행사의 막은 올랐다.

오바마 당선인 가족은 17일 건국 당시 수도였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기차에 타고 워싱턴에 입성했다. 150년전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취임식 여정을 그대로 재현하는 의미다. 링컨과 오바마는 같은 일리노이주 지역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바마가 대통령 출사표를 던진 곳도 일리노이주도 스프링필드였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오바마는 흑인 노예 해방을 선언했던 링컨의 포용력을 닮고자 한다.



기차는 델라웨어에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부부를 태운 뒤 볼티모어에 들렀고 오바마는 새 출발을 다짐하는 연설을 갖기도 했다.

◇18일 링컨 메모리얼서 대규모 축하행사



오바마 당선인은 18일 오후 링컨 메모리얼에서 열린 대규모 행사로 본격적인 취임식 축제를 시작했다. 새 정부의 내각 인선과 경기부양책에서부터 링컨식의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선보였던 오바마는 이날 축하행사 장소도 링컨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택했다.

이날 오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오바마는 오후2시30분(미 동부시간) 축하행사에 참석해 일반 시민들과 시간을 보냈다.

오바마와 바이든 내외가 나란히 등장하면서 시작된 축하행사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모여 차기 대통령의 대중적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행사 주제도 '우리는 하나'(We are one)로 정해 통합과 협동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대통령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환영식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가운데 비욘세, U2, 어셔, 샤키라 등 대선기간중 오바마를 지지한 가수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돋웠다.

대통령 취임식 위원회의 대변인 린다 더글러스는 링컨 메모리얼이 미국의 애국심을 상징하는 장소임을 상기시키며 "미국민의 정신, 단합, 가치를 상징하는 곳으로 취임식에 이보다 더 적절한 장소는 없다"고 밝혔다.



공식 행사 외에도 이날 워싱턴 일대에서는 오바마의 취임을 축하하는 40여개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킹 목사 기념일 직후 취임식…대규모 인파 몰릴듯

일요일인 18일에 이어 19일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일로 역시 휴일이어서 20일 취임식까지 수많은 인파가 몰릴 전망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19일 킹 목사 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국민들에게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워싱턴 링컨기념관앞 에크립스광장은 지난 1963년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다(I've have a dream)' 며 인종간 화합을 호소하던 장소이다.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이 될 오바마가 기념식에 참석, 미국에 던질 메세지가 주목된다.

취임 전야에도 기념무도회 등 다채로운 축하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20일 정오 취임 선서로 공식 취임



'자유의 재탄생'이란 주제로 열리는 공식 취임식 행사는 20일 오전 10시 해병대 악대의 축하 연주로 시작된다. 취임식 입장객은 오전 8시부터 미 의회 웨스트프론트에 위치한 식장 입장이 가능하다.

이후 취임식 준비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의원의 환영사와 릭 워런 목사의 축도, '소울 음악의 여왕' 아네사 프랭클린의 축가, 바이든 부통령의 취임 선서 첼리스트 요요마의 축하 연주 등이 이어진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취임 선서는 정오(한국시간 21일 새벽 2시)로 예정돼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취임 선서와 동시에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오바마 당선인 부부는 백악관 인근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 내외와 함께 취임식장으로 이동,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링컨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하게 된다. 취임 연설은 취임 선서가 끝난 뒤 바로 행해진다.

이어 퓰리쳐상 수상자인 시인 엘리자베스 알렉산더 예일대 교수의 축시 낭송과 인권 운동가 조셉 로우리 목사의 축복 기도 등도 예정돼 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오바마 당선인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의회로 이동, 전임 대통령의 퇴임 행사를 갖는다. 오바마 당선인은 점심 식사 후 의회에서 백악관까지 축하 퍼레이드에 나선다.



백악관에 도착한 오바마 당선인은 전임 대통령이 남긴 친필 편지를 읽고 공식 문서에 서명함으로써 대통령 집무를 시작한다.

취임식 당일 워싱턴 시내 곳곳에서 축하 파티가 열리며 오바마 당선인은 각 주별로 열리는 파티를 순회할 예정이다.

◇ 육해공 입체 철통 경계



오바마 당선인 취임 축하 인파는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언론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0만~500만명이 미국 전역과 해외에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전 기록인 1965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 당시의 12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안전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사상 최고 수준의 경계 작전을 펼치고 있다. 경찰 8000명과 현역 군인 7500명, 예비군 1만명이 취임식 경계에 투입된다.

북미우주항공방공사령부(NORAD)는 9.11 사태와 같은 유사 사건의 발생에 대비, 워싱턴 상공의 전투기 순찰과 초계비행을 강화했다. 워싱턴 주요 지역에 패트리엇 미사일 중대도 배치했다. 해안경비대는 포토맥 강변 등의 순찰을 강화했다.



혹시 모를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해 화학 대응 부대도 함께 배치된다. 테러에 의한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시를 대비, 비상 의료지원 계획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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